“자식 보내는 마음” 울컥…서로 부둥켜안고 울음 터뜨린 학생과 선생님들

2024-11-1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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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재수' 없이 한 번에 원하는 곳에 갔으면”

선생님들이 시험장에 들어가기 직전 제자들을 끌어안고 울며 진심으로 응원을 전해 많은 이들을 울컥하게 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대전 한밭고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수험표를 배부한 뒤 수험생을 안아주고 있다.  / 뉴스1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대전 한밭고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수험표를 배부한 뒤 수험생을 안아주고 있다. / 뉴스1

14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날이 밝았다. 이날 후배들과 가족의 뜨거운 응원 열기로 채워진 일부 시험장과 달리 광주 지역 시험장에서는 조용히 마음으로 응원을 전하는 따뜻한 광경이 펼쳐졌다. 이 소식은 이날 뉴스1을 통해 전해졌다.

이날 오전 6시 30분께 광주 서구 상일여자고등학교는 해가 뜨기도 전부터 수험생들의 발길이 바삐 이어졌다.

시끌벅적한 후배들의 응원가와 형형색색의 응원 문구가 담긴 팻말이 넘치는 여느 시험장과 달리 상일여고에서는 유독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응원이 오갔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광주시교육청 26지구 제26시험장인 남구 대성여자고등학교 앞에서 소속 학교 교사들이 수능을 앞둔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 뉴스1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광주시교육청 26지구 제26시험장인 남구 대성여자고등학교 앞에서 소속 학교 교사들이 수능을 앞둔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 뉴스1

특히 한 수험생은 긴장한 표정으로 시험장으로 들어가려다 담임선생님을 발견하자 눈물을 쏟아 이목을 끌었다.

겁먹은 제자의 눈물에 선생님도 감정이 복받친 듯 눈물을 훔쳤다. 두 사람은 서로를 한동안 말없이 끌어안고 있어 보는 이들까지 울컥하게 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하교하는 고3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 뉴스1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경기 용인시 수지구 죽전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하교하는 고3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 뉴스1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전라남도교육청 75지구 제6시험장인 순천매산여자고등학교 앞에서 교사와 수험생들이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전라남도교육청 75지구 제6시험장인 순천매산여자고등학교 앞에서 교사와 수험생들이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긴장한 건 학생들뿐만이 아니었다. 제자들을 마중하기 위해 일찍 나온 선생님들의 얼굴에도 지난밤 뒤척인 듯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광고 신보배 선생님은 "자식들을 보내는 마음이 들어 잠을 한숨도 못 잤다"라며 "다들 '재수' 없이 한 번에 원하는 곳에 갔으면 한다. 모두 끝까지 힘을 내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이윽고 한 선생님은 학생들이 눈시울을 붉히자 "너 어제도 울었다. 오늘도 울면 안 돼"라고 타이르며 황급히 아이들을 들여보낸 뒤 홀로 눈물을 닦았다.

대동고 김덕진 선생님도 "혹시나 아이들이 늦잠을 자진 않을까 별생각이 다 들었다"라며 "욕심부리지 말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쉬운 문제 위주로 확실히 잡고 가라고 당부했다. 준비한 만큼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라고 털어놨다.

이날 광주에서는 1만 6846명, 전남 1만 3941명 등 총 3만 787명의 수험생이 83개 수능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른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