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북한급이다…정신과 다닐 정도” 울분 토한 동덕여대생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동덕여대에서 총학생회가 학생들에게 강압적인 '군중 통제'를 하고 있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다. 공학에 찬성하는 의견은 아예 꺼낼 수도 없는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에 동덕여대 재학생이라는 A 씨는 "(공학) 찬성 의견은 거의 말 못 한다고 보면 된다"며 경도된 교내 분위기를 소개했다.

그는 "(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공학 나쁘지 않다'고 글 올리면 바로 '남미새'(남자에 미친 사람을 조롱하는 표현) 취급받고 거의 쌍욕 비슷하게 조롱 댓글 우르르 달리면서 글 내리라고 협박받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 수업 들으러 갔다가 중간에 학생들이 들어와서 수업하지 말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교수님이랑 우리를 강의실에서 내쫒더라"며 "수업 들으러 강의실 들어가면 사진 촬영해서 에브리타임에 박제하겠다고 협박도 하더라"고 전했다. "나 건물 들어가려고 하는 것도 손목 잡고 밀치고 무력으로 제지했다"고도 했다.

A 씨는 "재학생은 이런 무력시위 찬성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반대 의견은 아예 내지도 못하게 눈치 주고 무시해 버리니까 그런 거다"며 "그냥 거의 북한급이다. 이성이 안 통한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동기들은 다 페미 성향이 심해서 (이들에게 공학 찬성) 말도 못 꺼낸다"며 "과만 보고 여기 오게 된 건데 요번 일로 정떨어져서 (타학교) 편입 준비하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정신과를 다니게 됐다는 그는 "여대 분위기가 이런지 정말 몰랐고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며 "입시도 지치고 공학 때의 분위기가 너무 그립다"고 한숨을 쉬었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최근 대학 측의 남녀공학 전환 계획에 반대하며 본관을 점거하고 수업을 전면 거부하는 등 거센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학생들의 투쟁이 격화하면서 학교는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됐다. 학생들은 본관 앞에 학교 점퍼인 ‘과잠’을 벗어두거나 붉은색 스프레이로 학교 내·외부 벽이나 바닥에 반대 문구를 적는 방식으로 항의하고 있다. 본관 앞에 설치된 조동식 선생(동덕여대 설립자) 흉상은 달걀, 페인트 등을 뒤집어쓰고 훼손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