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한 팩' 무게였던 아기, 현재 상태…담당 의사 눈물
2024-11-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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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의 열의와 부모님의 사랑으로 회복한 아기
초미숙아로 태어난 아기가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갔다.
최근 삼성서울병원은 아기 '예랑이' 근황을 전했다.
예랑이는 결혼 3년 만에 세상에 온 아기다. 그런데 임신 21주차부터 예랑이의 성장이 멈췄다. 산모는 임신중독증까지 앓았다.
임신중독증이란 임신 중 고혈압이 발견되는 경우다. 임신 전부터 고혈압이 있거나 임신 20주 이전에 고혈압이 발견되는 경우는 만성 고혈압이라 하고, 임신 20주 이후에 새로 고혈압이 발견되고 출산 후에 정상화되는 경우 임신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혈소판 감소, 간 기능 저하, 신장 기능의 악화, 폐부종, 두통, 흐린 시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태반 및 태아로의 혈류공급에 장애가 발생해 태아의 성장부전이 발생하며, 심한 경우 태아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결국 예랑이는 지난 4월 제왕절개 수술로 탄생했다. 당시 260g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적은 체중을 기록했다. 전세계를 기준으로 해도 14번째였다. 아기의 몸집은 성인 손바닥만 한 크기였다.
예랑이는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졌고 24시간 집중 관리를 받았다. 인공호흡기를 달고 항생제를 투여받는 등 고강도 치료가 진행됐다.
생후 500g으로 태어나는 신생아 생존율이 36.8%에 불과하다. 의료진은 밤낮으로 예랑이를 살폈다.
위기도 있었다. 생후 1개월쯤 태변 때문에 장이 막힌 것이다. 교수들의 협진 끝에 예랑이는 고비를 벗어났다. 이후 합병증도 없이 망막증도 이겨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그런 아기에게 '일원동 호랑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현재 예랑이는 3.19kg으로 퇴원했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예랑이는 앞으로 태어날 모든 저체중 미숙아의 희망이 될 아이"라며 "의학적 한계를 넘어 생명의 불씨를 살릴 더 많은 기회를 찾기 위해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정의로서 예랑이를 치료했던 양미선 교수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 모두 예랑이가 첫 변을 본 순간을 잊지 못한다”며 “예랑이가 반드시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