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사직 통보받자... 회사 카드로 3000만원어치 긁은 사람 (결과)
2024-11-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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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철창에 갇히게 된 퇴직 직원
요양병원에서 회계 업무를 맡던 중 권고사직을 받은 뒤, 병원 신용카드의 간편결제 기능을 이용해 수개월 간 개인 물품을 구매한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가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로 기소된 A(33)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강원 원주시 한 요양병원에서 회계 업무를 하던 A씨는 권고사직을 통지받은 2022년 8월부터 퇴사 후인 2023년 1월까지 병원 신용카드로 고가의 여행용 가방, 캠핑용품 등 약 3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35회에 걸쳐 구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과정에서 병원 신용카드와 연동된 간편결제 기능을 악용했다. 간편결제 기능은 병원의 공식 거래 용도로 설정돼 있었으나, A씨는 이를 개인적인 소비에 사용했다. 병원 측은 A씨가 권고사직 후에도 여전히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방치했으며, 이로 인해 A씨는 물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컴퓨터등사용사기란 컴퓨터나 전자기기, 또는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불법적으로 타인의 재산을 가로채거나 속여서 재산상 이득을 취하는 범죄를 말한다. 이 사건에서 A씨는 병원 신용카드의 간편결제 기능을 이용해 병원의 자금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했으며,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병원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선고기일에 여러 차례 불출석한 점을 고려하여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초범이라는 점은 감안했지만 피해자 회복을 위한 노력이나 반성의 태도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법정에서 A씨를 구속했다.
항소심에서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결국, A씨의 형량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