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면 피부에 검정 딱지... 치료 늦어지면 치명적인데 최근 환자 급증
2024-11-09 07:43
add remove print link
쯔쯔가무시병 환자 급증
털 진드기에 물리면 생기는 쯔쯔가무시병 환자가 최근 3주 사이 크게 늘었다고 SBS가 8일 보도했다. 쯔쯔가무시병에 걸리면 피부에 발진이 생기고 두통, 고열, 근육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고통받게 된다. 질병관리청은 환자 증가 추세가 이번 달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주의보를 발령했다.
쯔쯔가무시병은 쯔쯔가무시라는 병원체가 털 진드기에 의해 전파되며, 이 병원체는 주로 들판이나 숲에서 진드기가 사람의 피부를 물 때 체내로 들어가 감염을 일으킨다. 쯔쯔가무시병의 주요 증상은 감기 증상과 비슷한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이다. 특히 감염 부위에는 검은 딱지, 즉 '가피'가 생기며, 이는 진드기가 물린 흔적으로 쯔쯔가무시병 진단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털 진드기는 10~15도 사이의 기온에서 활동이 가장 활발한데, 이 때문에 쯔쯔가무시병은 국내에서 주로 11월에 급증하는 양상을 보인다. 최근 털 진드기 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3주 전보다 진드기 수가 3배 이상 증가했다. 그에 따라 쯔쯔가무시병 의심 환자도 3주 전 58명에서 지난주에는 약 8배 증가한 459명으로 확인돼 경각심을 일으키고 있다.
쯔쯔가무시병은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빠르게 항생제를 투여하면 비교적 잘 낫지만, 치료가 늦어질 경우 병원체가 혈류를 타고 몸 전체로 퍼져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감염자 약 1000명 중 2명꼴로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쯔쯔가무시병뿐 아니라 더 치명적인 질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까지 함께 감염되는 사례가 국내에서 보고돼 주의가 필요하다. 쯔쯔가무시병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지만 SFTS는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가족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쯔쯔가무시병과 SFTS 동시 감염 환자와 접촉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털 진드기는 사람의 몸통뿐만 아니라 팔, 다리, 얼굴 등 다양한 부위를 물 수 있어 산이나 들판처럼 털 진드기가 많은 곳에 방문할 때는 긴소매 옷으로 피부를 가려야 하며, 풀밭에 앉거나 옷을 놓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DEET 성분이 포함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진드기 물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권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쯔쯔가무시병은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고열, 두통, 근육통이 지속되며 피부에 발진과 검은 딱지가 보이면 빠르게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항생제 치료는 증상이 발생한 초기일수록 효과가 크기 때문에 쯔쯔가무시병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늦추지 말고 신속히 병원을 찾는 것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