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기자회견]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 의사 있나” 기자가 묻자 윤 대통령이 단호하게 답했다
2024-11-0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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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하는 것은 헌법에 반하는 발상”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이 추진 중인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사법 작용이 아닌 정치 선동”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 의사가 있는지 묻는 물음에 “아내에 대한 애정이나 변호 차원의 문제가 절대 아니다”며 “특검은 사법의 이름을 빌려 정치하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특검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어떤 나라에서도 국회가 특검을 임명하고 방대한 수사팀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경우는 없다. 이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삼권분립 체계에 위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특검법이 국회의 결정만으로 실행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헌법의 본질에 어긋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어떤 사건을 어떤 검사에게 배당할 것인지는 삼권분립의 본질인 행정권의 고유 영역”이라며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법률로 강행한다는 것은 삼권분립을 위협하는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미 여러 차례 수사됐던 사건을 다시 특검으로 수사하는 것은 정당성이 결여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아내에 대한 사건은 지난 2년간 수백 명의 수사 인력이 투입돼 철저히 조사됐다”며 “별건 수사를 반복하며 조사했으나, 기소할 혐의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또다시 수사하라는 요구는 정치적 선동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수사를 반복한다면 개인의 인권 유린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하며 일사부재리 원칙을 언급했다. 이 원칙은 한 사건에 대해 수사가 완료된 뒤에는 동일 사건에 대해 반복 수사하지 않는다는 법적 원칙으로, 재수사 요구는 이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아내를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제 아내가 과오나 불법을 저질렀다면 변호사로서 방어할 수 있지만, 저는 현재 검찰총장도 대통령도 그럴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의 소통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명 씨와 관련해 부적절한 일을 한 적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 나선 배경에 대해선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민에게 감사와 사과의 뜻을 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이번 담화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국민께 사과드리는 일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국민을 존중하고 존경하는 태도”라며, 소통 기회를 갖고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것이 임기 반환점에 맞춰 옳은 일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내각과 대통령실 개편,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는 일관성도 필요하지만, 국민과의 소통 방식은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적절한 인사를 위해 인재풀을 물색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며, 이를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상황이라 신속한 인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정 쇄신을 위한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약속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인사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며 “내년도 예산 심의와 미국 대선이 한두 달 내에 이뤄질 예정이므로, 이에 대한 대응을 고려해 인사 시기를 유연하게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국정 운영과 외교 일정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타이밍을 염두에 두겠다는 뜻이다.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윤 대통령은 경선 막바지에 명 씨와의 소통을 중단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은 앞서 명 씨와의 소통이 이미 끊어졌다고 밝혔으나, 최근 대선 이후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대선 이후 축하 전화를 받아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은 있으나, 경선 후반부 이후로는 명 씨와의 소통을 끊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명 씨와의 관계에서 불법적인 행동이나 숨길 일은 전혀 없다”며, 정치 초기에 명 씨를 비롯한 여러 인사들이 각 지역 상황에 맞는 조언을 주었으나 경선 후반부터는 관계를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선 초반에는 여러 사람들에게서 도움을 받았으나, 선거 막바지에 명 씨가 불필요한 조언을 하는 것을 보고 연락을 자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명 씨가 선거 과정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당선 후 축하 전화를 받은 것은 단순한 예의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명 씨가 선거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나, 그와의 관계에 있어 감출 일도 부적절한 일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