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비밀에 감춘 은행나무 숲, 문 활짝 열었다
2024-11-0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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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인근 은행나무숲
50년 만에 일반에 공개
에버랜드가 이번 가을, 비밀처럼 숨겨져 있던 국내 최대 규모의 은행나무숲을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 신원리 향수산에 위치한 은행나무숲을 시범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은행나무숲은 에버랜드 정문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한 향수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약 14.5만 제곱미터(4.4만 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은행나무 3만 그루가 자생하며, 밤나무, 참나무, 메타세콰이어 등 다양한 나무들과 함께 울창한 숲을 형성하고 있다. 1970년대 에버랜드가 산림녹화 사업의 일환으로 은행나무를 식재한 이후, 그동안 외부에는 거의 공개되지 않은 비밀스러운 장소였다.
특히 늦가을이면 이 숲은 황금빛 은행잎으로 뒤덮이며 일대 장관을 이룬다. 은행나무들이 햇볕을 받기 위해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모습은 마치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 이곳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약 5km 길이의 트레킹 코스도 마련돼 있다. 코스를 따라 걷다 보면 중간중간 편히 쉴 수 있는 나무의자와 명상장, 숲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어 방문객들에게 여유로운 휴식 시간을 제공한다.
은행나무는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며, 전 세계에서 단 하나의 종만 존재하는 희귀한 식물이다. 이 은행나무 숲은 그 자체로 중요한 자연 보호지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식물이다. 그만큼 이 숲이 지닌 자연적 가치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에버랜드는 2000년대 들어 사회적으로 웰빙과 힐링을 추구하는 여가문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숲속에서 자연을 만끽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다. 2022년부터는 향수산 일대에 '포레스트 캠프'라는 프라이빗 명품숲을 조성해 잔디광장, 명상돔, 생태연못, 전망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대자연 속에서 힐링하고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은행나무숲길을 포함한 여러 트레킹 코스를 정비해 자연과 함께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이 숲속에서 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트레킹 외에도 해먹에 누워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하거나, 전문 강사와 함께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숲 치유 활동을 시범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이 숲은 주로 기업의 신입사원 교육, 기념 행사, 고객 초청 이벤트 등 프라이빗한 행사에 사용돼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와 같은 인기 있는 프로그램을 감안해, 에버랜드는 올 가을, '비밀의 은행나무숲' 산책 프로그램을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시범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은행나무가 가장 아름다운 황금빛 단풍을 자랑하는 시기에 맞춰 기획됐다. 참가자는 숲속에서 다채로운 치유 체험과 함께 인근 호암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예술 체험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프로그램은 매주 금, 토, 일요일에 하루 3회 진행되며, 회차당 최대 30명만 참여할 수 있다. 모집이 시작되자마자 전회차가 2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객들은 "하늘을 향해 뻗은 은행나무들이 너무 멋졌다", "해먹에 누워 온전히 자연을 느끼며 힐링할 수 있었다", "숲속에서 프라이빗하게 쉴 수 있어 좋았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러한 반응은 은행나무숲이 단순히 자연을 즐기는 공간을 넘어, 힐링과 치유의 장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버랜드는 이 외에도 다양한 맞춤형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숲과 정원 체험만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전용 티켓 '가든 패스'를 시범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고객들은 이 티켓을 통해 하늘정원길, 장미원 등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비타민 캠프'와 '리더십 캠프'와 같은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국내 여가문화의 변화와 고객들의 욕구를 반영해, 에버랜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