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8중 추돌' 맨몸으로 현장 뛰어든 청년이 차 문 열자...“안 나간다, 닫아라”
2024-11-0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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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현장서 홀로 가해 운전자 여성과 대치 상황 벌인 유치열 씨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발생한 8중 추돌 사고 현장에서 맨몸으로 구호 활동을 펼친 한 청년이 당시 가해 운전자와 실랑이를 벌인 일화를 밝혔다.
지난 2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발생한 8중 추돌 사고 현장에 맨몸으로 뛰어들었던 청년이 당시 사고를 일으킨 무면허 20대 가해 운전자 여성을 차 밖으로 나오게 하는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였다고 지난 5일 뉴스1에 털어놨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진 사고 당시 영상에서 가해 차량과 대치 상황을 벌였던 바로 그 청년이다.
유치열 씨(28)는 평소 운동을 좋아해 사고 당일 강남역 12번 출구 인근에서 지인의 자동차를 기다리고 있다가 사고를 목격했다.
그는 "도와달라"는 피해자의 외마디 비명을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현장에 달려 나갔다. 그는 "당장 이 사고를 멈춰 세워야겠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씨는 "흰색 승용차(가해 운전자 여성 차량)가 갑자기 액셀을 엄청 세게 밟더니 차에서 굉음이 났다"라며 "이 차가 앞 차를 한 번 박았는데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주욱 가길래 처음에는 급발진인 줄 알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갑자기 후진해서 뒤에 멀리 있는 차까지 또 박았다"라며 "그리고 다시 앞으로 와서는 또 앞차를 박고 후진해 인도에 있는 연석과 부딪혔다"라고 했다.
그때 유 씨의 귀에 외마디 비명이 꽂혔다. 그는 아무런 보호 장비도 없이 일상복 차림으로 사고가 여전히 진행 중인 위험한 현장에 뛰어들었다. 곧바로 가해자 차량으로 달려간 그는 운전석 문을 두드린 뒤 열려고 했지만 잠겨 있었다. 뒷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차 문이 잠겨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시민들을 향해 소리치고 일단 후퇴했다. 그러나 가해자 차량이 오토바이 운전자를 들이받자 그는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박고 더 있다간 피해가 클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다시 가해자 차량에 접근했을 때는 다행히 운전석 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유 씨는 문을 붙잡고 운전자에게 나오라고 손짓했지만 운전자는 "빨리 문 닫아라", "안 나간다", "내가 알아서 하겠다"라며 버텼다. 이에 유 씨가 차 키를 뽑기 위해 허리를 숙여 차 안으로 들어가자 운전자는 후진을 하기 시작했다.
유 씨는 10초가량 후진하는 가해 차량을 맨몸으로 막아섰다. 결국 유 씨는 운전석을 비집고 들어가 발로 브레이크를 밟아 통제 불능의 운전자를 멈추는 데 성공했다.
운전자 차를 멈춰 세운 뒤에도 그는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도로 위에 정차한 차들을 향해 갓길로 가 달라고 신호를 보내며 상황 정리에 나섰다. 이후 소방관에게 운전자의 차 키를 전달한 뒤에야 겨우 현장을 빠져나왔다.
앞서 이날 오후 1시께 가해 운전자 여성은 서울 송파구 거여동 한 이면도로에서 4세 남아가 탄 유모차를 밀던 30대 여성을 치고 도주한 뒤 강남역 인근에서 8중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 이번 사고로 총 11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운전자 여성은 현재 구속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