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으로 해결 안 된다” 유난히 추위 잘 타는 사람들, 문제는 몸
2024-11-04 10:48
add remove print link
근육량 부족, 혈액순환 문제, 갑상샘기능저하증 등이 주요 원인
날씨가 점점 더 추워지고 있다. 가을이니 당연한 것 같지만 사실 추위에 약한 체질과 원인이 있다. 추위를 잘 타는 사람들은 보통 근육량이 적고 혈액 순환도 잘 안되는데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한 가지씩 살펴보자.
근육량이 부족하면 체온 유지가 어렵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근육 자체가 혈액을 펌프질하며 체온을 일정하게 지켜준다"라고 설명했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도 추위를 더 타게 된다. 체온은 심장에서 나온 따뜻한 혈액이 신체 곳곳에 잘 도달해야 유지된다. 말초혈관에 혈액이 잘 공급되지 않으면 온기를 뺏기고 추위에 약해진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당뇨병, 동맥경화, 심부전, 수족냉증, 빈혈 등을 앓는 사람이 많이 추워 한다.
박 교수는 "전쟁 영화에서 출혈이 심한 사람이 몸을 덜덜 떠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혈액이 체온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따.
갑상샘기능저하증을 앓고 있다면 추운 계절이 더 두려울 수 밖에 없다. 갑상샘호르몬은 대사를 조절해 체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이 부족하면 대사 기능이 떨어져 에너지 효율이 낮아지고 추위를 잘 타게 된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추위를 잘 타는 것은 갑상샘기능저하증의 대표 증상"이라고 했다.
비만이어도 추위를 잘 탈 수 있다. 근육량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추위에 약한 것 자체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조건은 아니지만, 원인이나 배경이 갑상샘 질환, 만성 혈관 문제 등 건강상의 이유라면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추위에 강해지기 위해서는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유산소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한다. 춥다고 집에만 있거나 운동을 미루면 악순환이 된다.
박 교수는 "운동하는 것 자체가 근육을 계속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체온을 올려주고 혈액순환을 좋게 해준다"고 조언했다.
추운 계절에 운동을 할 때는 온도가 급격히 변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박 교수는 "손과 발 등 말초혈관이 있는 곳부터 따뜻하게 유지하면 훨씬 덜 춥게 느끼는 만큼 방한 아이템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쌀쌀한 날씨에 국밥이 생각나곤 하는데, 이 역시 건강을 위해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국물 요리에는 나트륨 함량이 높아 고혈압 환자가 섭취하면 경우에 따라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식습관 개선, 규칙적인 운동, 금연 등 생활 습관의 변화가 필요한 흔한 질환이다. 겨울철에는 실내외 온도 차이가 커 혈압 조절이 어려운데, 이 상태에서 나트륨이 많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혈압 상승을 초래할 수 있으며, 혈압이 오르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
고혈압 환자는 겨울철에도 저나트륨 식단을 유지해 나트륨 섭취를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해야 한다. 나트륨 섭취 권장량은 100g당 나트륨 120mg 이하다.
또한 나트륨은 위에도 해롭다. 짜고 자극적인 국물 요리는 니트로사민과 같은 발암 물질을 많이 함유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위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고 최악으론 위암까지 걸릴 수 있다.
뜨거운 국물은 식도도 해친다. 식도는 보호막이 없어 외부 자극에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뜨거운 국물을 삼킬 때 식도에 화상을 입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주의할 점만 챙긴다면 사실 쌀쌀한 날씨에 따듯한 음식은 보양식이 된다.
생강차가 바로 그런 경우다. 생강은 혈액 순환에 좋은 대표적인 식품으로, 생강에 들어 있는 진저롤과 쇼가올이 매운맛을 내며 혈액 순환을 돕고 항염, 항균 효과를 발휘한다.
생강은 꿀에 재워 먹거나 끓는 차에 조금 넣어 마시면 좋다. 계피도 혈류를 증가시키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계피는 주로 식재료로 사용되거나 생강과 함께 끓여 차로 마신다. 쓴맛이 느껴지면 꿀을 조금 넣어 마시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