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과 인연 깊었던 그 도시, 말 그대로 지옥 됐다... “세상의 종말 보는 듯” (영상)

2024-11-0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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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대홍수 최소 155명 사망

스페인 발렌시아 대홍수 현장. X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스페인 발렌시아 대홍수 현장. X에 올라온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스페인 남동부를 휩쓴 대홍수로 자연재해로는 스페인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악몽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부터 내린 기습 폭우로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이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었다. 발렌시아와 그 주변 지역에서 최소 155명이 목숨을 잃었다. 피해 지역에서 약탈이 잇따르는 등 극심한 사회 혼란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발렌시아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과거 몸 담았던 발렌시아의 연고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발렌시아 전역에서는 도로와 철도, 고속도로 등의 교통 인프라가 심각하게 파손돼 이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특히 수도 마드리드로 연결되는 고속철도는 완전히 운행이 중단됐으며, 앞으로 3주 이상 복구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렌시아 도심에서는 차량 수천 대가 두꺼운 진흙에 파묻혀 이동할 수 없는 상태이며, 일부 차 안에서는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의 시신이 그대로 발견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발렌시아 주변의 마을들에서도 주민이 주거지에서 고립돼 식량과 물을 구하기 위해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상점 약탈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홍수 피해로 문을 듣은 상점에 대한 약탈이 이어지자 발렌시아 스페인 당국은 약탈범들을 상대로 강력한 법 집행을 예고하고 약탈범39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이들 중 일부는 스포츠 용품, 시계, 의류 등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홍수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서는 필수 서비스 마비로 주민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렌시아의 주요 교통망이 끊기면서 외곽과의 연결이 차단됐으며, 도시 일부 지역은 고립 상태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정부는 대규모 구호 예산을 편성해 지원에 나섰다. 발렌시아 주 정부는 총 2억 5000만 유로(약 3700억 원)에 달하는 긴급 예산을 마련해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재민들은 최소 6000유로(약 890만 원)의 긴급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발렌시아의 곳곳에서 생존자들의 극적인 탈출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홍수 당시 어머니 장례식을 위해 차를 타고 이동 중이던 디에고 에르난데스 씨는 급작스러운 침수로 차량에서 탈출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그는 차량이 침수되면서 흙탕물이 차내로 들어오는 상황에서 탈출했으며, 아내 역시 가로등을 붙잡고 살아남았다. 에르난데스 씨는 “세상의 종말 같았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발렌시아 주지사 카를로스 마존은 군대의 지원을 요청해, 스페인 국방부가 발렌시아에 군대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구조와 복구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필요한 물품과 구호 물자를 신속히 배포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까지 스페인 정부는 발렌시아 주 정부와 함께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발렌시아를 방문해 "정부는 육상과 해상, 항공을 통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빠른 복구와 치안 회복을 약속했다.

이번 홍수 피해로 인해 발렌시아와 그 주변 지역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됐다. 발렌시아 남부 카타로야, 라 토레, 파이포르타, 알파파르 등의 마을은 흙탕물이 덮여 전혀 다른 세상을 연상시킨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