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지율이 이런 식으로 나온 것은 노태우 이후 처음... 그만큼 이례적

2024-11-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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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절반도 안 지났는데 20% 아래... 명태균 통화 녹음은 반영 안 돼 더 심각

석열 대통령이 10월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석열 대통령이 10월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레임덕이 본격화하는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집권 3년 차에 10%대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라서다. 상황이 심각하다. 해당 여론조사 결과는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전화 통화를 담은 녹음본이 공개된 데 따른 반향이 담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19%까지 떨어지며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그 결과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p) 하락한 19%다. 총선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던 지지율이 이번에 20%대 아래로 떨어지면서, 보수층마저 등을 돌린 게 아니냐는 평가가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임기 반환점을 앞둔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최저 수준이다. 1989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공안 통치를 강화하며 기록했던 1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역대 대통령 임기 3년 차 2분기 직무 수행 긍정률을 보면 노 전 대통령이 18%, 김영삼 전 대통령이 28%, 김대중 전 대통령이 38%, 노무현 전 대통령이 34%, 이명박 전 대통령이 49%, 박근혜 전 대통령이 36%, 문재인 전 대통령이 45%, 윤 대통령이 25%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가장 낮다.

이번 조사 결과가 심각하단 말을 듣는 이유는 주간 단위 지지율로도 20%가 붕괴됐다는 점이다. 임기 반환점을 열흘가량 남긴 시점에서 박 전 대통령은 33%(2015년 8월 2주 차), 문 전 대통령은 44%(2019년 10월 5주 차)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이 기록한 19%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정치권에선 대통령 지지율 20%대를 레임덕의 시작, 10%대는 본격적인 레임덕으로 평가한다.

레임덕이란 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을 일컫는다. 현직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정책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대통령의 권위와 리더십이 약화돼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레임덕은 대통령 지지율 하락, 정치적 갈등 심화, 경제적 위기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레임덕이 발생하면 대통령의 정책 추진력이 약화하고, 공직자들의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으며, 국가의 안정성과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 10일 취임했다. 임기 절반을 지나기도 전에 지지율이 10%대로 진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5년 차인 2012년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약 3주간 1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가 독도 방문, 대일 강경 발언 이후 26%까지 지지율을 회복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지며 곧바로 10%대 붕괴를 이어갔다가 결국 탄핵됐다. 국정농단 의혹에 휩싸인 2016년 10월 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률은 17%였고, 직무 정지 시점인 12월에는 평균 5%에 불과했다.

정치권은 안 그래도 높지 않았던 윤 대통령 지지율이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이 나오면서 더 내려갔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갤럽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부정 평가 이유로 김 여사 문제를 17%로 가장 많이 언급했다.

향후 지지율 전망이 밝지 않은 것도 문제다.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이 공개된 여파가 이번 여론조사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갤럽 조사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한 증거라면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음 파일엔 2022년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윤 대통령과 명 씨가 주고받은 통화가 담겨 있다. 파일에서 윤 대통령이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다. 그런데 그렇게 말이 많다"고 하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1 인터뷰에서 “사실상 윤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동력을 거의 상실했고, 식물 정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김 여사 관련 문제는 특검을 제외하고는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야가 합의해 특검법을 처리하고, 특검 수사를 받겠단 입장을 내놓는 정도로 출구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의 무선 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1.1%다. 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