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 올까...춘천 레고랜드, '열린 관광지'로 탈바꿈

2024-11-0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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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취약계층 위해 보행로, 편의시설 개·보수
소수서원, 합천영상테마파크 등도 함께 선정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레고랜드가 열린 관광지로 조성된다.

레고랜드 전경. / 레고랜드 제공
레고랜드 전경. / 레고랜드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열린 관광지 조성 사업'의 대상지로 춘천 레고랜드와 파주 제3땅굴을 포함한 20곳을 선정했다. 열린 관광지란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 등 관광 취약계층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보행로와 경사로, 편의시설을 개선하고 체험형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사업은 2015년부터 이달까지 조성된 162곳의 열린 관광지에 추가되는 것으로, 이번에 선정된 곳은 춘천 레고랜드 외에도 김유정문학촌, 파주 제3땅굴, 도라전망대, 거제 거제식물원, 진주 진주성 등이다. 김정훈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역대 가장 높은 신청률을 기록한 만큼, 관광 취약계층과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에 중점을 두고 심사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 중 절반은 휠체어 이용자로, 관광 취약계층의 시각에서 매력도와 개선 가능성을 평가했다. 김 국장은 "등산이 어려운 고령자가 산 정상에서 경치를 즐기고, 휠체어 이용자가 한국의 서원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연말까지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설계를 진행하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설 개·보수와 맞춤형 콘텐츠를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최근 춘천 레고랜드의 실적이 기대와 다르게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지역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원도가 레고랜드 개발에 총 6000억 원 이상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지만, 지난 4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레고랜드의 매출은 494억 4500만 원에 그쳐 목표치에 크게 미달했다. 이는 개장 첫 해인 622억 900만 원의 매출에서 127억 6400만 원이 감소한 수치다. 당기 순손실도 110억 7300만 원에서 288억 5600만 원으로 증가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레고랜드를 운영하는 강원도는 연간 200만 명의 관광객 유치와 8000명의 고용 창출을 목표로 삼았지만, 실제 방문객 수는 63만 2871명에 불과해 실망감을 사고 있다. 레고랜드의 고용 인원 또한 650명에 그쳤며, 이 중 70%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실적 부진이 지방자치단체의 성과 과시에 매몰된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의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업 추진 당시 강원도는 재원 확보 없이 공사를 시작했으며,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재무 구조가 차질을 빚었다. 영국 멀린이 레고랜드를 운영하며 공사를 대신 진행하게 되었고, 도는 총사업비의 일부만 투자하는 것으로 협약이 변경됐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열린 관광지 조성 사업이 레고랜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