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도 치료제도 없다…여행 시 모기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
2024-10-3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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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크 상태에 빠지게 되면 토혈, 혈변 등 심각한 출혈성 징후를 보이기도
한국 대학생이 파키스탄을 방문했다가 열대성 전염병인 뎅기열에 감염돼 숨지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뎅기열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3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으로 국내 누적 뎅기열 환자는 총 17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 대부분의 환자는 유행 국가에서 모기에 물려 감염된 후 입국한 사례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네시아에서 유입된 환자가 64명(37.6%)으로 가장 많고, 필리핀에서 유입된 환자가 44명(25.9%)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태국은 22명(12.9%),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는 각각 8명(4.7%)의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필리핀에서는 올해 26만 9947명의 누적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702명이 사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한 수치로, 201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환자 수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이 바이러스를 보유한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 등 매개 모기에 물려 주로 전파되며, 수혈 등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잠복기는 5~7일이며, 이후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환자는 발열기가 지나면 회복되지만, 일부는 중증 뎅기열로 진행될 수 있다. 중증 뎅기열은 쇼크 상태에 빠지게 되면 토혈, 혈변 등 심각한 출혈성 징후를 보인다.
방역 당국은 현재까지 국내에는 상용화된 뎅기열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모기에게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여행 중에는 외출 시 3~4시간 간격으로 모기 기피제를 뿌리고, 밝은색의 긴 옷을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한편, 지난 27일(현지시각) 파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서울 소재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인 A 씨(23)가 지난 22일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의 한 병원에서 뎅기열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 씨는 앞서 지난 9월 말 개인적인 용무 등을 위해 파키스탄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관계자는 "A 씨의 사망 후 가족에게 연락을 취해 고인의 아버지가 어제 입국했다"며 "대사관에서 시신을 라호르에서 이슬라마바드로 옮겨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