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키가 중요할까?”… 한 스포츠 매체가 심도 있는 분석을 공개했다
2024-10-27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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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애슬레틱 “선수에 따라 다르다”
축구에서 선수의 키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축구에서 키가 중요할까'라는 주제로 심도 있는 분석을 지난 25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디애슬레틱은 "축구에서 키가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선수의 역할에 따라 다르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공격 상황에서의 장신 선수들은 공중볼 경합에서 유리하지만, 드리블, 방향 전환, 민첩성에서는 작은 선수들이 강점을 지닌다. 디애슬레틱은 "리오넬 메시는 170㎝의 작은 키에도 발롱도르를 가장 많이 수상한 선수"라며, 2016년까지 발롱도르 수상자 평균 키가 약 178㎝라는 통계를 소개했다.
울버햄튼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의 평균 키는 197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마다 1.23㎝씩 증가했으나, 팀 성적과의 연관성은 뚜렷하지 않다. 디애슬레틱은 최근 유럽 주요 리그의 일부 우승팀이 리그 평균보다 작은 신장의 선수들을 포함하면서도 성공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로 들어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르 레버쿠젠, 인터 밀란 등은 다양한 신장의 선수들로 백 포어와 백 파이브를 조합해 전술적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분데스리가와 세리에 A 리그의 선수들은 다른 리그보다 장신이다. 이들 리그에서는 장신 수비수와 공격수들이 공중볼 장악에 중점을 두고 활약한다. 특히 독일에서는 하위 리그에서 승격한 팀들이 피지컬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분데스리가에서는 185㎝ 이상의 공격수들이 다른 리그보다 더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한 바 있다. 세리에 A 또한 스리백 전술과 세트피스를 중시하며 장신 수비수들이 주로 기용된다.
리그별로 선호하는 신체 유형과 전술적 선택도 차이를 보인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최근 작은 미드필더의 출전 시간이 줄어들고 있지만, 스페인 라 리가에서는 여전히 작은 신장의 선수들이 주전으로 활약한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최근 몇 시즌 동안 장신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었으나, 현재는 필 포든(171㎝), 베르나르도 실바(173㎝)와 같은 작은 선수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기고 있다. 라 리가는 특히 짧은 패스를 주고받는 ‘티키타카’ 스타일로 작은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낸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장신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키는 심판 판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연구에 따르면 심판은 자신보다 큰 선수들에게 더 자주 파울과 경고를 주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아스널은 리그에서 레드카드가 많은 팀 중 하나로 꼽힌다. 일부 학자들은 이를 ‘나폴레옹 콤플렉스’라 부르며, 심판이 상대적으로 큰 선수들에게 더욱 엄격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축구계에서는 장신 선수들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빡빡한 일정, 늘어나는 대회 수, 강화된 맨투맨 프레스가 선수들에게 높은 피지컬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버햄튼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잉글랜드 축구 선수들의 평균 키는 약간 커졌지만, 선수들의 체형은 다이어트와 전문 트레이닝을 통해 축구에 적합하게 변화했다. 디애슬레틱은 "현재 축구에서 세트피스의 중요성이 커지며 키가 큰 선수가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뛰어난 기술과 신체 능력을 가진 선수는 키와 관계없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