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처럼 짖어라” 아파트 관리 직원에게 폭언한 입주민, 위자료 4500만원 물게 됐다

2024-10-2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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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부모를 묘에서 꺼내오라는 폭언도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의 직원들에게 갑질을 한 입주민이 총 4500만 원의 위자료를 물게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i young-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i young-Shutterstock.com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7일 이 같은 입주민 갑질 사례를 공개하며 제도적 보완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아파트 관리 노동자들에 대한 입주민의 폭언과 부당한 지시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폭언과 갑질을 일삼은 입주민 A 씨는 2019년부터 경비원, 미화원, 그리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반복적으로 부당한 요구를 했다.

특히 경비원들에게는 흡연구역을 10분마다 순찰하라는 비현실적인 요구를 했고, 상가 에어컨 청소나 개인 택배 배달 같은 업무에 속하지 않는 일까지 지시했다.

A 씨는 아파트 내 상가에서 카페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권한을 남용했고, 심지어 돌아가신 부모를 묘에서 꺼내오라거나 개처럼 짖어보라는 등 상식을 벗어난 폭언까지 서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행위는 결국 법적 처벌로 이어졌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해 10월, A 씨에게 폭행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그는 모욕과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1심과 2심에서 각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A 씨가 관리사무소장과 직원에게 정신적 손해배상금으로 각각 2000만 원씩, 총 4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또 입주자대표회장에게 피해자들을 해고하라고 요구한 점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추가로 5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로써 A 씨는 피해자들에게 총 45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직장갑질119는 이번 판결에 대해 "입주민 갑질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행법과 제도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공동주택관리법령은 입주민이 폭언이나 협박을 통해 관리사무소장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관리규약에 경비원 등 근로자에 대한 괴롭힘 금지 조항을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반했을 때 부과하는 과태료 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게 직장갑질119의 입장이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