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여고생 살인범' 박대성, 범행 전 흉기 기념촬영까지 했다

2024-10-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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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자기 처지 비관하다 여학생 분풀이 대상으로 삼아”
“술집과 노래방 등지 돌아다니며 또 다른 범행 대상 물색”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박대성 / 뉴스1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박대성 / 뉴스1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박대성(30)이 범행 전 흉기를 사진에 담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박대성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 여성을 분풀이 대상으로 삼아 범행했다고 밝혔다.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형사2부(김병철 부장검사)는 23일 박대성을 살인 및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발표했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전남 순천시 도심에서 18세 여고생 A 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박대성이 자신의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 간 불화를 이유로 아무런 연관이 없는 피해자를 선택해 분풀이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대성이 범행 전 가게에서 술을 마시며 범행을 준비하고 흉기를 사진에 담아 그 결심을 굳혔다면서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 혼자 술을 마신 후 흉기를 챙겨 길을 나선 박대성은 순천시 조례동에서 길을 걷던 A 양을 발견했다. 박대성은 A 양을 800m가량 뒤쫓아가 흉기로 무참히 공격해 살해했다. 당시 A 양은 등 뒤에서 공격을 받아 방어할 겨를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사건 현장의 CCTV, 박대성의 음주량과 보행 상태, 그리고 여러 증거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그가 범행 당시 심신 상실이나 미약 상태가 아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범행 후 박대성은 흉기를 버리지 않고 그대로 소지한 채 추가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술집과 노래방 등지를 돌아다니며 또 다른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대성에게 살인예비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다수의 참고인 진술과 CCTV 자료를 통해 범행 계획이 구체적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박대성은 평소에도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경제적 궁핍과 가족들과의 갈등은 그의 정신 상태를 더욱 악화했다. 검찰은 그의 과거 학교 및 군 복무 기록, 가족들과의 관계, 그리고 휴대전화 포렌식과 계좌 및 통신 내역 등을 분석해 그의 폭력적 성향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조사했다. 특히 사건 직전 흉기를 촬영한 사진은 박대성이 이미 범행을 계획하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증거로 이용됐다.

검찰은 박대성의 재범 위험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의 폭력적인 성향과 범행 당시의 잔인함을 고려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했으며, 앞으로도 박대성의 행적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공판까지 유지해 박대성이 죄에 상응하는 중형을 선고받도록 할 방침이다.

검찰은 A 양 유가족이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면서 이들을 위해 심리치료, 장례비, 생계비 지원 등 다양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족이 재판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권리를 보장하는 절차도 준비 중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