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에게도 인지도 높은 이 옷... 전 CEO, 남성모델 성착취 혐의로 기소됐다
2024-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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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크롬비&피치 전 CEO인 마이크 제프리스
미국의 의류업체 아베크롬비&피치(Abercrombie & Fitch)의 전 CEO인 마이크 제프리스가 연방 성매매 및 성인 신상 착취 혐의로 체포됐다.
미 뉴욕동부지검은 22일(현지시각)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및 성매매 등 16개 혐의로 제프리스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제프리스와 그의 연인인 매튜 스미스, 그리고 중개인 역할을 한 제임스 제이콥슨은 미국 뉴욕에서 연방 대배심에 의해 성매매 및 주간 성매매와 관련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8명의 남성 모델들이 제프리스와 그의 측근들이 전 세계에서 열린 화려한 파티에서 자신들을 성적으로 착취했다는 폭로 이후 시작됐다.
제프리스와 스미스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성적 행사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미국과 해외로 여러 남성을 불러 행사에 참여시켰으며,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보안 회사를 고용해 비밀 유지 계약을 강요하고, 피해자들에게 자신들의 상황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이콥슨은 성적 행사를 위한 남성 모델을 직접 모집해 스미스에게 승인을 받게 하는 역할을 했다.
검찰은 이들이 수백만 달러를 들여 성매매 조직을 운영했으며, 제프리스가 자신의 부와 권력을 이용해 남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했다고 비판했다. 뉴욕 동부 지검의 브레온 피스 검사는 제프리스와 스미스가 강제, 사기, 협박 등의 수법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조종했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자신들의 이야기를 밝히길 촉구했다.
제프리스와 스미스는 플로리다 웨스트 팜 비치에서 체포됐다. 제프리스의 변호사 브라이언 비버는 언론을 통해 상세한 반박을 할 계획이 없다면서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스미스는 영국 국적자로 도주 우려가 있어 보석이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은 제프리스가 22년간 아베크롬비&피치를 이끌며 부와 명성을 쌓은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인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아베크롬비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다. 1892년 탄생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즐겨 입은 브랜드이기도 하다. 제프리스가 1992년 수장을 맡은 뒤 브랜드 이미지가 확 바뀌었다.
제프리스는 1992년 CEO로 취임한 후 브랜드를 10대들의 상징적인 패션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특히 '잘생긴 사람들만 입을 수 있는 옷'을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워 성공했다. 그는 매장에서 매력적인 직원만 고용하고, 멋진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 주로 고객이 되는 것을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이 발언은 2013년에야 번복됐지만 이미 많은 고객에게 상처를 남겼다.
제프리스는 2014년 회사의 실적 부진으로 갑작스럽게 물러났으며, 이후에도 회사는 몇 차례 논란에 휘말렸다. 2003년에는 흑인, 라틴계, 아시아계 직원들이 회사가 자신들을 차별했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소송은 합의로 마무리됐다. 또한 아베크롬비의 카탈로그가 소프트코어 포르노에 가까운 선정적인 이미지로 채워졌다는 비판도 있었다.
패션계는 제프리스의 성적 착취를 둘러싼 추가적인 폭로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