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새 사망자 17배 증가…공중보건 위협으로 새롭게 떠오른 '슈퍼 세균'
2024-10-2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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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오남용과 잘못된 처방으로 인해 다제내성균(MDR)이 감염 원인이 돼
'슈퍼 세균'이라고도 알려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37건이었던 CRE 감염 사망자가 지난해 663건으로 17배 증가했다.
보고된 감염 사례도 2017년 5717건에서 지난해 3만 8405건으로 6.7배 증가했다. 올해 말까지 보고된 감염 사례는 5만 건, 사망자는 900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CRE 감염의 문제는 항생제 오남용과 잘못된 처방으로 인해 다제내성균(MDR)이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항생제 내성은 지역, 성별, 연령에 따라 다르며, 적절한 경험적 항생제 처방과 올바른 사용이 필요하다.
CRE 감염은 주로 요로 감염으로 나타나며, 방광통증증후군, 폐경 후 요로생식기증후군, 과민성 방광 등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방광통증증후군은 방광 부위의 만성 통증과 불편함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폐경 후 요로생식기증후군은 폐경 후 여성에게 나타나는 요로 및 생식기 증상이다. 과민성 방광은 갑작스러운 요의(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와 빈뇨를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해당 증상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병력 청취, 일반 소견 검사 및 소변배양검사를 반드시 진행해 원인균 존재를 확인해야 한다.
의료계는 CRE 감염이 주로 노인 인구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2만 5533명의 CRE 환자 중 1만 9932명이 65-90세로,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비뇨기과 전문의와 다른 전문가들은 항생제 오남용과 요양원에서의 노인 요로 관리 문제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이연주 교수팀이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요양원과 장기요양시설에서의 항생제 부적절 사용 확률이 매우 높았다. 장기요양시설에서는 35%, 요양원에서는 24%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되면 입원 기간이 길어지고 사망률이 높아져 의료비 부담이 증가한다"며 "요양원과 다른 만성질환 병원의 국가의료감시체계(KONIS) 참여를 확대해 항생제 내성 요로 감염 관리에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