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채로 불에 타 죽는 장면 생중계... 세계가 충격
2024-10-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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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 거주하던 샤반 알-달루과 그 가족에게 겪은 참사
지난 13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중부 해안 도시 데이르 알-발라의 알 아크사 순교자 병원에서 발생한 참사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병원 내 텐트 지역을 강타하면서 화재가 발생했고, 19세 팔레스타인 청년 샤반 알-달루가 산 채로 불에 타 숨졌다. 이 장면이 영상으로 찍혀 널리 퍼지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샤반 가족은 의료 시설에 대한 공격을 금지하는 국제법에 따라 이스라엘 공습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10월부터 병원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머무르고 있었다.
샤반은 공습 당시 어머니 알라와 함께 텐트에서 잠들어 있었다. 공습으로 인한 불길이 텐트에 휩싸이자 샤반은 팔을 뻗어 구조를 요청했지만 끝내 불길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해당 장면을 담은 영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잔혹한 현실에 분노했다.
샤반의 형제 모하메드는 NBC 뉴스 인터뷰에서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설명하며 "형이 불에 타고 있었지만 아무도 나를 텐트 안으로 들어가게 하지 않았다"며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내 마음도 함께 불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화상 치료를 받고 있는 샤반 아버지 아흐메드도 당시의 절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그는 공습 충격으로 텐트 밖으로 튕겨 나갔지만, 곧바로 돌아와 막내아들과 딸을 텐트 밖으로 끌어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내인 알라는 끝내 불길 속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샤반의 막냇동생 압델라흐만도 공습 후 집중 치료를 받던 중 지난 20일 사망했다.
샤반의 사망 소식은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많은 이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소셜 미디어 사용자는 "사람들이 텐트에서 잠든 상태로 불에 타 죽는 것을 지켜보며 서구 국가들과 인도주의 단체들이 어떻게 이스라엘을 비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적었다.
샤반은 단순한 정치적 희생자가 아니었다. 그는 컴퓨터 시스템 공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었고, 가자지구에선 미래가 없다는 절망감에 시달리면서 가족과 함께 이집트로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는 생전에 고펀드미 페이지를 통해 탈출 자금을 모으려고까지 했지만 끝내 전쟁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이스라엘군은 알 아크사 병원에 대한 공습이 하마스가 병원을 '지휘 통제 센터'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관련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