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낙태 제외한 유·사산 태아만 4만명(전체 25%)... 상황이 정말 심각하다 (이유)
2024-10-2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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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집계 자료 분석
올해 상반기 동안 유산과 사산으로 인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아이가 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태아의 약 25.43%에 해당하며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 사회의 출산 환경과 임신 관련 위험 요인들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집계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동안 유산아는 3만 9295명, 사산아는 121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태어난 출생아가 11만 5559명임을 감안하면 출생아 대비 유·사산아 비율은 무려 34.1%(3만 9416명)나 된다.
유산은 임신 20주 이전에 태아가 사망해 자궁 밖으로 배출되는 현상을 말하며, 사산은 임신 20주 이후에 태아가 사망한 채 분만되는 경우를 뜻한다. 이번 통계에서는 인공 임신 중절, 즉 낙태는 포함되지 않았다.
유·사산아의 절대적인 숫자는 2013년부터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2013년 유·사산아는 11만 280명이었으나, 2017년에는 9만 8554명으로 감소했고, 2023년에는 7만 7037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유·사산아 비율은 상승하고 있다. 2013년 20.65%였던 유·사산아 비율은 2017년 21.87%로 증가했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24%대를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비율은 25.43%로 201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고령 출산이 꼽히고 있다. 35세 이상 고위험 산모의 비율은 10년 전인 2013년에는 20.2%였으나, 2023년에는 36.3%로 크게 증가했다. 생물학적으로 고령 산모는 일반적으로 유산 및 사산 위험(생식 능력 저하 등)이 어린 산모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첫째 아이를 낳은 산모의 평균 연령은 2013년 30.7세에서 2023년 33.0세로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한국이 가장 높은 평균 출산 연령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출산과 임신을 둘러싼 환경이 여전히 충분히 개선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직장 내에서 임신부가 충분히 배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