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죽으면 형수를 아내로... '우씨왕후' 속 그 관계, 법적으로 가능할까

추격 액션 사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우씨왕후’는 고구려 시대 '형사취수제' 풍습을 소재로 깔았다. 죽은 형을 대신해 형수를 아내로 맞이하는 형사취수제가 현대 사회에도 용인될 수 있을까.

이 드라마에서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왔지만 부상을 달고 온 고국천왕(지창욱 분)은 곧장 숨을 거둔다.

원래대로라면 왕의 죽음을 즉각 공표해야 했지만, 아내인 우씨왕후(전종서 분)는 이를 비밀에 부치기로 한다.

왕의 붕어(崩御)가 공개되면 자신과 자기 가문의 힘이 약화될 것을 두려워한 것이었다. 이에 우씨왕후는 형사취수제를 사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다.

형사취수제는 고구려의 풍습이다. 남편이 죽으면 부인이 남편의 동생과 결혼해 그 지위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쟁 때문에 남자들이 일찍 죽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풍습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러한 형사취수제가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국내 민법에서는 결혼이 불가능한 관계를 정리하고 있다.

먼저 8촌 이내의 혈족 사이에서는 결혼할 수 없다. 또 6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6촌 이내의 혈족, 배우자의 4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인 인척이거나 이러한 인척이었던 자 사이에서도 결혼하지 못한다.

남편의 동생은 법에서 결혼을 금지하고 있는 '배우자의 6촌 이내의 혈족'에 해당해 결혼할 수 없는 것이다. 즉 형사취수제는 현대에서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내가 죽거나 아내와 이혼한 상황에서 아내의 동생과 결혼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형사취수제와 다른 상황인 '겹사돈' 결혼은 허용된다. 친족 관계를 따질 때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사돈댁 총각/처녀)'은 친족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사돈끼리 결혼을 해서 겹사돈이 되는 건 가능할 수 있어도 남편의 동생, 아내의 동생 등과 결혼하는 것은 민법에서 금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