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버릴 것 같습니다... 친구가 전자발찌남과 결혼한다고 합니다” (전문)

2024-10-1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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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는 좋은 사람이라고, 다 회개했다고 하더라고요”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전자발찌 찬 배달 라이더' 사진. / 뉴스1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전자발찌 찬 배달 라이더' 사진. / 뉴스1
친구가 전자발찌를 찬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해 충격을 받은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네티즌들이 경악하고 있다.

'친구가 전자발찌남이랑 결혼한대'란 글이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A 씨는 해당 글에서 전자발찌를 찬 남자와 결혼을 강행하겠단 친구의 말을 듣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사연을 공개했다.

A 씨와 스물세 살 동갑인 친구는 결혼할 남자가 생겼다고 했다.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면서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했다.

어떤 남자냐고 물으니 친구는 12세 연상인 남자친구가 최근 출소한 전과자라고 털어놓았다. 남자친구가 좋은 사람이라며 칭찬을 늘어놨지만, A 씨는 친구 판단을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전자발찌를 차고 있단 말을 듣고 경악한 A 씨는 결혼을 극구 말렸지만 친구는 남자친구는 좋은 사람이라며 결혼하겠다고 했다.

친구 남자친구는 중학교 동창의 오빠다. 친구와 함께 면회를 갔다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남자친구는 미성년자 성착취물 판매와 관련된 범죄로 감옥에 갔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A 씨는 친구 남자친구가 전자발찌를 차고 배달 일을 하고 있단 말을 듣고 “피해자에게 저지른 일을 네게도 저지르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라고 말하며 결혼을 말렸다. 친구는 “남자친구가 회개했으며, 부모님도 거의 설득했다”라고 말하며 되레 글쓴이를 설득하려고 했다.

A 씨는 친구가 남자친구에 대한 애정을 거듭 강조하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워낙 믿기지 않은 사연이 까닭에 “주작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제발 주작이길”이라고 말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부모가 설득됐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다수 누리꾼은 친구 선택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친구가 결혼 후에도 그 남자와 잘 살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전자발찌를 찬 남자와 아이를 낳고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하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손절’이 답이란 의견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친구를 설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연을 끊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진짜라면 친구와 연을 끊고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일이란 말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옥바라지 카페가 있는 걸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주로 성폭력범죄, 강력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게 부착되는 전자발찌는 성범죄 재발 방지 및 위치 추적을 위해 사용된다. 성폭력범죄로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집행이 종료된 후 성폭력범죄를 다시 저지른 경우, 아동 청소년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부착 명령이 내려진다.

다음은 글쓴이가 올린 글의 전문이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문장을 수정했다.

친구가 전자발찌를 찬 남자와 결혼한다고 했다.

결혼할 사람이 생겼다고 해서 우리는 아직 스물셋이고 너무 이른 것 아니냐고, 대학 졸업도 아직 못했는데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멋쩍게 웃으면서 축복이 찾아왔다고 했다. 대학은 일단 무기한 휴학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래서 ‘너와 예랑이 능력이 된다면 축하한다’고 ‘잘 살라고’ 말하다가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물어봤다.

친구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남편 칭찬을 막 늘어놓았다. 여기서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스물셋에 혼전임신으로 결혼하는 것 자체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솔직한 성격이라 빙빙 돌리지 말고 똑바로 말하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띠동갑 연상인데 출소한 지 얼마 안 됐다고 했다.

여기서 카페가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다. 너 미쳤냐고. 열두 살 연상도 그렇지만 출소는 무슨 말이냐. 요즘은 그리 많은 나이도 아닌데 벌써 감옥을 갔다 온 게 말이 되냐고, 그럼 감옥에서부터 만난 거냐고 했더니 중학교 동창의 오빠였고, 어쩌다 친구와 면회 한 번 갔다가 사귀게 되었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만 보던 징역형을 사는 남자친구를 면회하기 위해 티케팅을 하고, 도시락을 싸가는 그런 애가 내 친구였던 것이다.

친구도 남들의 인식을 의식했는지 나에게 조용히 이야기하자고 했다. 그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니 만나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며 부모님도 거의 다 설득했다고 했다. 그 사람이 전부 회개했다고 했다. 그냥 실성해서 무슨 범죄진지 아냐고, 전자발찌 범죄 아니냐고 말했다. 어이가 없어서 그냥 뱉은 말인데 여기서 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실성했던 정신을 붙잡고 또 뭐라고 했다. 전자발찌를 찬 띠동갑 남편과 애를 키우고 어떻게 살 거냐며, 애를 지우기는 너무 늦었다고 하면서 미래 계획은 있냐고, 배 나오기 전까지 네가 과외 아르바이트를 계속한대도 네 남자친구는 평생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 남편이 지금 배달 일을 한다며, 전자발찌를 차고 배달을 돌아다니다가 어디 찍혀서 커뮤니티에라도 올라가면 네 아이도 너도 참 자랑스럽겠다고 했다. 피해자에게 했던 짓을 너에게도 할지 어떻게 아냐고, 너는 어릴 적부터 남자친구들의 부탁을 다 들어줘서 맨날 호구 취급받고 단물 다 빨려서 차였다고 나에게 하소연하지 않았냐고 말했다. 연애에서는 그럴 수 있지만 결혼은 아니라고, 이 미친X아 너희 부모님은 퍽이나 좋아하시겠다며 마구 쏘아붙였다. 그리고 진정하고 있는데 친구가 막 울었다.

네가 뭔데 우냐며 몇 년 지기 친구가 이렇게 된 내가 울어야지 하니 우리 오빠는 어딜 가나 그런 취급을 당하는 게 불쌍하지도 않냐고, 면회를 다니며 만날 때도 대중교통을 타고 온 나에게 고마워하고 미안해하던 다정하고 여린 사람이라고 했다. 솔직히 오빠가 직접 누구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그냥 사업을 하다(뉘앙스를 보니 미성년자 성 착취물 판매 같았다) 운 나쁘게 잡힌 건데 왜 그렇게까지 말을 하냐고, 네 말대로 우리가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는 어렵겠지만 나중에 정말 잘 일구고 사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하는데 그냥 거기서 참지 못하고 바로 짐을 들고 일어섰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