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과 신경전 벌였던 김민재가 이라크전 승리 직후 보인 놀라운 행동
2024-10-1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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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분위기는 선수들이 만드는 것”
부상으로 결장한 주장 손흥민의 역할을 대신한 김민재가 임시 주장으로서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을 드러냈다.
김민재가 임시 주장을 맡은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지난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이라크전에서 3-2로 승리했다.
김민재는 경기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표팀 내부에서 시끄럽든, 외부에서 시끄럽든 결국 분위기는 선수들이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 축구계 내에서 각종 논란이 터지며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선수들의 집중력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나왔다.
홍명보 감독의 부임 이후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이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4 연임 논란 등 연달아 문제가 터지자 팬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심지어 지난달엔 팔레스타인과 홈경기에서 관중의 야유가 거세지자 김민재가 관중석으로 다가가 팬들을 달래며 불만을 표출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과 다 함께 '붉은악마'(한국 축구 대표팀 응원단)가 있는 좌석 쪽으로 가 인사할 때조차 혼자만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선수들이 생활할 때나 훈련할 때 분위기가 좋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것이 좋은 경기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지난번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김민재는 경기 직후 현재 대표팀 안팎 상황이 어수선한 건 사실이지만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10월 A매치 기간) 사실 내가 '주장'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대신 모든 선수가 열심히 해줬고 많이 도와준 덕분에 생각보다 쉽게 주장 역할을 할 수 있었다"라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임시 주장이다 보니 선수들과 형들이 많이 도와줬다. 함께 팀을 끌어나가려고 한 거 같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라크전에서 새로운 파트너로서 함께 호흡을 맞춘 조유민에 관해서는 "너무 좋은 경기력이었다"라며 엄지손가락을 흔쾌히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조)유민이와 선발로 안 뛴 지 오래됐지만 전에 뛰어본 경험이 있어서 어려운 건 없었다. 어떤 선수들이든 다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어 (호흡 맞추는 데) 불편한 건 없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민재는 이전 경기에서 홍명보 감독이나 정 회장을 향해 야유를 쏟아붓던 '붉은악마' 등 관중이 이라크전에서는 응원만 한 것에 관해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관중분들이 응원해 주신 덕분에 좋은 분위기 속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팔레스타인전에서 관중을 찾아가 자제를 부탁한 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태도 논란에 휩싸인 김민재는 이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기념 촬영에 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