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의회 vs 시장...국제정원도시박람회 예산 논란의 본질

2024-10-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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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성 의장, “시장, 소통과 협치 외면”
이승원 부시장, “예산 삭감은 행사 무산 위기 초래 ”
시민들의 피로감만 가중

(좌)이승원 경제부시장-(우)임채성 의장 / 세종시, 시의회
(좌)이승원 경제부시장-(우)임채성 의장 / 세종시, 시의회

세종시의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둘러싼 예산 논란이 지역 정치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논란의 중심에는 임채성 세종시의회 의장과 최민호 세종시장 간의 첨예한 대립이 있다. 두 인사는 모두 세종시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예산 삭감을 둘러싼 의견 차이는 극명하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예산 문제를 넘어 지역 정치와 행정의 핵심 가치인 소통과 협치의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

임채성 의장은 최근 SNS를 통해 최민호 시장의 행태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임 의장은 시장이 박람회 예산 삭감에 대한 의회의 합법적인 권한 행사를 무시하고, 이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 시장이 소통과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의회를 배제한 채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의장은 특히 최 시장이 단식을 선택한 행위를 문제 삼았다. 단식은 박람회 예산 삭감을 둘러싼 문제를 정치적 갈등으로 확산시키며, 최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또한, 시장의 거친 언행과 특정 정당 지지자들의 비난 캠페인에 대해 비판하며, 시민들을 분열시키는 것이 아닌,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 시장의 이러한 정치적 행보가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길이 아니라, 의회와의 갈등을 심화시키며 오히려 시정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최 시장이 단식을 통해 정치적 순교자 이미지를 얻으려 한다는 의심까지 제기하며, 이는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승원 세종시 경제부시장은 임채성 의장의 SNS 발언에 즉각 반박했다. 이 부시장은 최 시장의 단식이 단순한 정치적 퍼포먼스가 아니며,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절박하게 선택한 행위라고 밝혔다. 그는 의회가 정부의 승인을 받은 국제 행사에 대한 예산을 전액 삭감함으로써, 행사 일정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며, 시장이 단식을 통해 이러한 절박한 상황을 알리고 시민들의 공감을 얻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부시장은 의회가 40일 넘게 박람회 예산을 확정하지 않으며 시간을 끌었고, 결국 13대 7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전액 삭감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의 단식이 의회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한 마지막 호소였으며, 의회가 박람회 개최를 막음으로써 세종시의 발전에 큰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시장은 임 의장이 최 시장의 ‘행태’에만 초점을 맞추고 본질적인 문제, 즉 박람회 예산 삭감이 지역 발전에 미칠 영향을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시장이 의회를 무시했다는 주장에 대해 공개 토론을 제안하는 것이 과연 잘못된 것인지 반문하며, 의회가 시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번 갈등은 예산 문제를 넘어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의회는 시장이 예산 삭감을 핑계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시장 측은 의회가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두 인사 모두 세종시민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은 지방자치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박람회 예산의 타당성과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필수적이지만, 이번 논란에서 소통과 협치의 부재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의회와 시장 모두 시민들의 대표자로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현재 상황에서는 시민들의 피로감만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갈등이 어떻게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home 양완영 기자 top0322@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