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일으킨 독서 열풍, 실제로 건강엔 어떤 영향 미칠까?
2024-10-1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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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소설 쓰는 것도 정신 건강에 이로워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소식에 양대 서점에서만 그의 책 13만 부가 하루 만에 팔리는 등 독서 열풍이 불고 있다. 과연 독서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독서는 뇌를 자극하고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게 해준다. 복잡한 이야기를 이해하고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은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감정 안정과 수면 습관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팀이 3600명의 은퇴자를 12년간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30분 이상 책을 읽는 사람들은 사망 위험이 20% 낮았다.
성인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독서는 이로운 취미다. 하루 한 시간만 독서를 해도 6세에서 12세 아동의 지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탈리아 트렌토대학교 심리학 및 인지과학 교수 에마누엘레 카스타노와 그의 연구팀은 626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일부 교실에서만 소설을 한 시간씩 읽도록 했다. 실험은 4개월 동안 진행됐다. 연구팀은 아이들의 지능을 웩슬러 아동 지능 검사(어휘 수준, 이해력, 단어 추론 능력)와 종합 인지 능력 진단 검사(주의력, 상황 처리 능력 등)로 측정했다.
그 결과, 책을 읽은 그룹의 아이들이 지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스타노 교수는 "소설, 특히 좋은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지식과 사고 능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아동의 사회적, 정서적 공감 능력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감정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면 소설이나 시를 써보는 건 어떨까. 소설을 직접 쓰는 것도 정신 건강에 좋다. 시, 소설 등 창작 글쓰기는 복잡한 감정을 비교적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도구다. 은유와 같은 문학적 장치를 활용할 수 있으며, 어려운 기억을 떠올리는 대신 상상력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의 생각, 감정, 아이디어, 신념 등을 깊이 탐구할 수 있게 해준다. 포르투갈 포르투대학교 연구팀이 간호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를 정기적으로 쓰게 한 결과, 학생들의 창의성과 성찰이 증가했고 스트레스 대처에도 효과적이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강 작가는 53세로,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노벨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이후 처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의 문학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면하고 인간 삶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에세이"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한강은 다섯 번째 아시아 작가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의 주인공이 됐다.
한강은 2016년 '채식주의자'로 한국 최초 맨부커 국제상을 받았다. 그녀는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2014)와 제주 4.3 사건을 다룬 '흰'(2021) 등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그림자와 보편적인 인간 문제를 탐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