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치인 70대 노인 보고 “술 취했다” 신고한 남성… 알고 보니 뺑소니범이었다

서울 구로구에서 70대 남성을 트럭으로 치어 숨지게 한 후 이를 숨기고 119에 신고한 뺑소니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머니투데이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서울 구로경찰서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 20분쯤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해 길에 누워 있던 70대 남성 B씨를 트럭으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직후 A씨는 자신이 사고를 냈다는 사실을 숨기고 술에 취한 사람이 길에 쓰러져 있다는 내용으로 119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은 B씨의 심각한 부상을 보고 단순한 낙상 사고가 아니라 교통사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이를 알렸다.

이후 경찰은 사고 지점 주변의 CCTV(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해 A씨가 사고 당시 트럭을 운전하며 길에 누워 있던 B씨를 치고 지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B씨는 사고 직후 크게 다쳐 갈비뼈가 골절되는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다음날인 3일 오전 숨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과속방지턱을 밟은 줄 알았다"며 사고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사고 당시 상황을 정확히 인지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만약 A씨가 사고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것이 확인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수집한 증거물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분석을 의뢰했으며 추가로 A씨에 대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힐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씨가 사고를 인지했는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이라며 "사고 직후 119에 신고를 하긴 했지만, 자신이 사고를 낸 가해자라는 사실을 숨긴 점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은 사고 당시 A씨의 차량 속도와 블랙박스 영상 등 다양한 증거들을 토대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