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문학상] 8년 전에 노벨상 얘기 나오자 한강이 손사래를 치며 한 말
2024-10-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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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다는 글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한강
10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이 과거에 노벨상과 관련해 한 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상은 책을 쓴 다음의 아주 먼 결과잖아요. 그런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한강이 2016년 5월 영국의 세계적인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후 귀국 기자간담회에서 노벨문학상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한 말이다. 당시 그는 노벨상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으며, 상보다는 글을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강은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뜻을 밝히며 얼른 집으로 돌아가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한강은 “오늘 이 자리가 끝나면 얼른 돌아가서 지금 쓰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그래 온 것처럼 글을 써가면서 책의 형태로 여러분께 드리고 싶어요. 최대한 빨리 제 방에 숨어서 글을 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요”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메디치상 외국문학 부문을 수상한 후 한 기자가 "노벨문학상이 가까워졌다고 보나"라고 묻자 한강은 “그런 얘기는 처음 들었는데요”라며 웃어넘긴 바 있다. 그러나 10일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강은 이제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 잡았다.
당시 메디치상 수상 소감에서 한강은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성한 순간이 소설을 써오면서 가장 기쁜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쓰는 중간에 완성 못 할 것 같은 고비도 많았고, 편집자에게 '죄송하지만, 완성 못 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고 말했어요. 완성하기까지 7년이 걸렸는데, 상 받은 순간보다 소설을 완성한 순간이 가장 기뻤습니다.”
한강은 '작별하지 않는다'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작업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2021년에 출간됐다. 제주 4·3 사건을 세 여성의 시선에서 풀어낸 장편소설이다. 주인공 경하가 친구 인선의 제주도 집에서 어머니 정심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과거의 아픔을 되새기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강은 "소설을 쓰면서 정심의 마음이 되려고 노력했어요. 아침에도 정심의 마음으로 눈뜨려 하고, 잠들 때까지 '정심은 어떤 마음으로 살았을까' 되뇌며 그 뜨거움과 끈질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라고 소설 작업 과정을 전했다.
한강은 당시 차기작에 대한 힌트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생명에 대한 소설을 구상 중이라고 밝히며 “뜻대로 될 진 모르겠는데, 요새 생명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진척시켜서 (이제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소설을 쓰고 싶어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