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불만 많았던 4호선 당고개역... 역 이름이 드디어 이렇게 바뀐다
2024-10-1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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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명위원회에서 개명 최종 결정
서울 노원구는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의 이름을 ‘불암산역’으로 바꾸는 안이 서울시 지명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역명 개정은 지난달 23일 서울시 지명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됐으며, 서울시 도시철도과의 고시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당고개역은 1993년 4월 21일에 개통된 지상역으로 지하철 4호선의 종착역 역할을 하던 역이다. 역명은 과거 이 지역의 고개에서 유래됐다. 당고개는 ‘서낭당이 있는 고개’를 의미한다. 주민이 지나가는 고갯길에 돌을 쌓아 성황당(서낭당)을 형성한 전통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옛날 지역의 신앙적, 민속적 특성을 반영한 이름이었으나 지역 환경의 변화와 주민의 요구에 따라 개명이 추진됐다.
당고개역이 위치한 상계3·4동 일대의 재정비촉진사업과 함께 주민의 역명 개정 요구가 크게 높아졌다. 상계동 일대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며 신도시화가 진행 중인 지역이다. 상당수 주민이 당고개라는 이름이 주는 낙후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불암산은 지역의 상징적 자연경관이다. 주민 과반수가 불암산역을 새로운 역명으로 선호한 결과 지명위원회에서 ‘불암산역’이 최종적으로 선정됐다. 3724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역 이름을 바꾸는 데 73.4%가 찬성하고 26.6%가 반대했다. 더불어 불암산역 선호도가 54.9%로 가장 높았고 신상계역(12%), 덕릉역(4.4%), 당현역(2.2%)이 뒤를 이었다.
당고개역은 독특한 역사 구조와 다양한 이슈로 주목받은 역이다. 화려한 디자인이 돋보여 지상 3층에 위치한 승강장이 드라마 및 광고 촬영지로도 자주 이용됐다. 그러나 당고개역은 반대편 횡단이 불가능한 구조로 인해 승객들의 혼동을 유발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당고개행 종착 열차가 바로 오이도행 승강장으로 진입할 때 진접 방면 승객들은 갈아타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상 게이트를 통해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임시 대처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재승차 시 환승할인이 적용되면서 교통카드로 승차 후 개찰구를 찍고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당고개역의 역사적 배경은 ‘신상계’라는 가칭에서 시작됐다. 이 이름은 당시 지역 초등학교와 연계된 이름이었다. 그러나 ‘당고개’라는 명칭이 공식적으로 채택됐으며, 이는 지역의 역사적 명칭을 반영한 것이었다. 당시 주민들의 일부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서서히 자리 잡게 됐다. 로마자 표기로는 ‘Tanggogae’로 표기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당고개역의 구조적 특성 중 하나는 진접선 개통 이전에 종착역으로 사용되면서 X자형 분기선을 가진다는 점이다.
당고개역 주변은 기존 주택가와 새로 개발된 지역이 혼재한 지역이다. 지역 재정비와 교통 여건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26년엔 진접차량기지 준공으로 인해 더 많은 전동차가 운행될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이번 개명은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역명이 불암산역으로 개정됨에 따라 당고개역에 붙어 있던 역명판과 이정표, 노선도 등의 교체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교체 작업은 역 내부뿐만 아니라 수도권 지하철 전체에 걸쳐 이뤄진다. 각종 안내 방송, 열차 도착 알림, 노선도 등에 표시된 당고개역 명칭이 모두 불암산역으로 대체돼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