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나온 주장…“ㄱ ㄴ ㄷ을 가나다로 부르자”

2024-10-0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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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 바꾸는 게 더 체계적이고 실용적이라는 제안

한글날, 한글 명칭에 대한 새로운 의견이 제시됐다.

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관규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한말연구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한말연구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한글 자음을 '기역, 니은, 디귿 …' 대신 모음 'ㅏ'를 붙여 '가, 나, 다 …'로 읽는 것이 배우기에 좀더 체계적이고 실용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1988년 문교부 고시 '한글 맞춤법'에 따른 현행 자음자들의 이름이 과학적이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현재 'ㄱ(기역), ㄷ(디귿), ㅅ(시옷)'을 제외한 나머지는 '니은, 리을, 미음, 비읍'처럼 'ㅣ'와 'ㅡ'를 기준으로 해서 초성과 종성 부분에 해당 자음자를 놓아 2음절로 명명하고 있다.

이는 조선의 학자 최세진이 1527년 훈민정음을 이용해 한자를 가르치려고 만든 학습서 '훈몽자회'의 이름자를 계승한 것이라 한다.

당시에는 초성과 종성에 둘 다 쓸 수 있는 자음자와 초성에만 쓸 수 있는 자음자가 구별돼 있었다.

초성과 종성에 모두 쓰이는 자음자의 경우 '기역, 니은, 디귿, 리을, 미음, 비읍, 시옷, 이응'의 2음절이 제시됐는데 대부분 한자음 소리를 빌린 것이다.

디귿의 '귿'과 시옷의 '옷'은 한자음이 없어 각각 '末'(끝<귿> 말)와 '衣(옷 의)의 뜻을 빌려 표시했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 교수는 "현행 맞춤법은 받침 글자의 다양화를 인정하기 때문에 종성에도 쓸 수 있는 자음자를 구분하려고 구태여 2음절 이름을 쓸 필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에 따라 현행 2음절 이름보다는 각 자음자에 같은 모음 하나를 붙이는 1음절 이름이 더 타당하고 배우기도 쉬우며, 모음 중에서도 'ㅏ'를 사용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제안했다.

'ㅏ'가 개구도(발음할 때 입을 벌리는 정도)가 커서 자음자의 특성을 잘 드러낼 수 있고, 모든 모음자의 첫 번째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 교수는 "입을 가장 크게 발음하면 상대적으로 자음자가 크게 들리고, 음성학적으로 다른 모음에 비해 동반하는 자음자를 잘 드러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성 모음으로서 가치를 인정해 모음자의 이름은 'ㅏ, ㅑ, ㅓ, ㅕ …'로 순서화되어 있어 'ㅏ'는 현재 모음자의 대표적인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한글을 쉽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라며 "'가나다라마바사…' 등 노래 가사는 한국인에게는 아주 일반화돼 있고, 실제 한글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글 자모자를 교육하는 데도 훨씬 효과적"이라고 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