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집에서 자고 가면 안 되냐” 동료 여경 성희롱한 기혼 해경, 이런 짓까지 했다
2024-10-06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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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남자 경찰관 집에서 자고 간다고 거짓말하겠다”
전직 해양경찰관 A씨가 동료 여경을 성희롱했다는 이유로 파면된 후 불복해 제기한 행정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지방법원 행정2부(호성호 부장판사)는 A씨가 모 지방해경청장을 상대로 낸 파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22년 2월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던 동료 여경 B씨와 술을 마시던 중 "누나 집에서 자고 가면 안 되냐"는 발언을 했다.
그는 당시 아내와 싸운 상황에서 "동료 남자 경찰관 집에서 자고 간다고 거짓말을 하겠다"고 말하며 집에 들어가기 싫다는 취지로 떼를 썼다.
그뿐만 아니라 4개월 뒤에도 아내가 화가 나서 잘 곳이 없다며 B씨에게 "나 좀 재워줘"라는 메시지를 카카오톡으로 보냈다.
이러한 언행에 그치지 않고 A씨는 동료 경찰관들과 함께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B씨의 신체 특징을 언급하거나 "다른 유부남 직원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허위 내용을 퍼뜨리며 B씨를 성희롱했다.
이러한 소문은 결국 B씨에게 전달됐다. B씨는 지난해 4월 동료 직원의 말을 통해 처음으로 A씨가 자신을 험담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추가로 2명의 직원에게서도 유사한 이야기를 들었다.
성희롱 발언까지 전해 들은 B씨는 부서 팀장에게 알린 뒤 A씨의 성 비위를 감찰 부서에 신고했다.
감찰 부서에서 조사·판단한 결과에 따르면 A씨의 성희롱 발언은 총 12차례에 이르렀다. 이와 더불어 B씨를 향한 비난성 발언이 여러 차례 있었다. A씨는 또 사적 자리에서 B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해 식사나 쇼핑을 요구하며 B씨에게 공포심을 주는 등의 행동을 반복했다.
결국 A씨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중징계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파면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인사혁신처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됐고, 이에 불복해 지난 1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 A씨는 B씨와의 관계가 친밀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발언이 단순한 신세 한탄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과거에도 B씨에게 여러 차례 이혼 위기 관련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 해당 발언을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양경찰관으로 근무하며 여러 차례 표창을 받았고,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있는 만큼 파면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했던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며, 파면 처분은 정당하고 과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기혼 남성이고, B씨는 미혼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자고 가면 안 되냐', '나 좀 재워줘'와 같은 발언은 피해자가 성적 대상으로 자신을 인식한다고 느끼기에 충분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발언 내용은 매우 악의적이고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도 극심했을 것"이라며 "피해자의 평판을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A씨의 행위는 비위 정도가 심해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