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레바논에서 탈출한 국민 등 97명 군수송기로 무사 귀국
2024-10-0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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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공항 도착... 시그너스 활약 눈길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레바논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97명이 공군의 KC-330 ‘시그너스’ 수송기를 통해 5일 안전하게 귀국했다. 이번 작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즉각 군 자산이 투입돼 신속하게 이뤄졌다. 시그너스는 4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출발해 이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레바논에는 이번 작전 전까지 약 130여 명의 국민이 체류 중이었다. 정부는 군 수송기를 통해 96명의 국민과 레바논 국적의 가족 1명을 귀환시켰다. 40여 명의 국민은 현지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박일 주레바논대사와 공관원들도 현지에 잔류했다.
이에 앞서 외교부는 레바논 체류 국민을 대상으로 군 수송기 탑승 수요 조사를 진행했고, 필리핀, 대만 등 10여 개국에 '영공 통과 허가' 협조를 요청했다. 군 수송기와 외교부의 신속대응팀은 지난 3일 김해공항을 출발해 레바논으로 향했다.
이번 작전에 투입된 KC-330 ‘시그너스’는 공중급유기이면서 대규모 인원과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다. 유럽 에어버스의 A330 여객기를 개조해 만든 모델로 최대 항속거리가 약 1만5320㎞에 이르며 300여 명의 인원과 47톤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공군은 2018년부터 4대의 시그너스를 도입해 현재 운용 중이다. 시그너스는 지난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 수단 내전,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 등에서도 활약했다.
이번 작전에선 시그너스 외에도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도 투입됐다. C-130J는 활주로 조건이 좋지 않거나, 항행 안전시설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긴급 상황에 대비한 수송기로 자주 활용된다. 슈퍼 허큘리스는 최대 탑재량이 2만1151㎏에 이르고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정부는 이번 군 수송기를 통한 귀환 작전 외에도 레바논과 이스라엘 간 접경 지역에 여행 경보 4단계(여행 금지)를 발령했으며, 나머지 레바논 지역에도 3단계(출국 권고)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중동 정세를 면밀히 주시하며 추가적인 안전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