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장정석·김종국 ‘뒷돈 무죄’···재판부 “잘못은 했지만”
2024-10-04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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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청탁 아냐…도덕적 지탄과 무관하게 범죄는 성립되지 않아”
구단 후원업체에서 억대 뒷돈을 수수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장정석(50) 전 단장과 김종국(50) 전 감독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돈이 오간 건 맞지만, 부정한 청탁으로 보긴 어렵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4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해 배임증재 혐의로 기소된 외식업체 대표 김 모(65) 씨에게도 무죄가 내려졌다.
재판부는 "당시 KIA는 견장 광고가 비어 있는 상태로 시즌이 진행돼 굳이 청탁할 필요가 없었다"며 "(만약 청탁을 했다면) 광고료에서 혜택을 봐야 하는데, 오히려 광고료를 더 많이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은 2022년 10월 김 씨로부터 광고 계약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김 전 감독은 그해 7월 선수 유니폼 견장 광고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6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장 전 단장은 2022년 5∼8월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앞둔 포수 박동원(현 LG 트윈스)에게 최소 12억원의 계약금을 받게 해주는 대신 2억원을 달라고 세 차례 요구했다가 거절당해 미수에 그친 혐의로도 기소됐는데 재판부는 이 역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FA가 되기 전 FA 협상과 관련한 논의 자체를 금지하는 템퍼링(사전 접촉)은 KBO 규약 위반이고, KBO 내에서 징계 여부를 따지면 된다"며 "곧바로 범죄 성립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재판부는 이번 재판과 관련해 피고인 모두 잘한 게 없고 도덕적으로 지탄받아야 하지만, 유죄로 직결될 순 없다는 입장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