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4개월] 진료환자 200만명 줄고 사망환자 2000명 늘었다
2024-10-04 15:23
add remove print link
김윤 의원 “사망자 규모 이례적”
의료공백 4개월간 전국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만여 명 줄어든 반면 사망자는 2000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겨레가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의료기관 진료 및 진료 결과 사망 인원’ 자료를 분석해 4일 이처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의-정 갈등이 시작된 지난 2~5월 전국 의료기관의 외래·입원 진료 환자는 약 1억 1583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 1792만 명)보다 209만 명(1.8%) 줄었다. 이렇게 진료 환자는 감소했지만 진료 후 사망한 환자는 7만 3507명에서 7만 5636명으로 2129명(2.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윤 의원은 한겨레 인터뷰에서 이례적인 규모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면서 이런 추세로 보면 올해 6000명 이상의 초과 사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관의 규모에 따른 사망률 변화가 뚜렷했다. 최상위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진료받은 환자가 943만 명에서 864만 명으로 79만 명(9.1%) 줄었고, 사망자 역시 1만 6464명에서 1만 4453명으로 2011명(12.2%) 감소했다. 반면 종합병원의 경우 환자는 1477만 명에서 1354만 명으로 123만 명(8.3%) 줄었지만, 사망자는 2만 5738명에서 2만 7150명으로 1412명(5.5%) 증가했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도 환자가 100만 명 줄었는데(1447만 명→1346만 명·-6.9%), 사망자는 2635명(3만 571명→3만 3206명·8.6%) 증가했다. 상급병원에서 수용하지 못한 중증 환자가 지역 병원으로 몰린 결과로 보인다.
김동은 계명대동산병원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중 일부 과가 초진 환자를 받지 않고 기존 환자만을 진료하면서 중환자 전원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은 상급병원에서 말기 암 환자 등 치료 가능성이 낮은 환자들을 퇴원시키면서 이들이 지역 병원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 의원은 중증 환자 진료 수가는 올리되 경증 환자 진료량을 늘리면 수가 가산을 취소하는 등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