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품은 아파트' ...학교신설 '민·관 상생모델' 주목

[포항=이창형 기자]=경북에서 처음으로 교육 당국과 아파트 단지 건설 시행사가 공동투자해 만든 초등학교가 문을 열었다.

학생수 감소와 예산 부족으로 학교 신설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파트 사업 시행자가 학교를 지어주는 방식의 기부채납형 초등학교가 경북 최초로 포항에서 개교함으로써 민관 상생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자리 잡은 용산초등학교는 지난 2일 정식으로 개교식을 했다. 이 학교는 올해 1학기부터 문을 열고 운영을 시작했다.

용산초등학교는 경북에서는 처음으로 도교육청이 학교용지를 공급하고 아파트 단지 시행사가 건설해 도교육청에 기부채납한 시설이다.

당초 오천읍 포항아이파크아파트 시행사는 건설 전에 교육 당국에 입주가구 주민이 인근 초등학교에 다닐 수 있는지를 타진했지만 도교육청과 포항교육지원청은 인근 학교의 학생수나 시설을 고려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아파트 시행사와 도교육청은 학생수 감소 등으로 신설 학교 승인이 어렵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도교육청이 학교용지를 공급하고 시행사가 학교용지부담금 대신 학교를 지어 기부하는 기부채납방식의 민관공동투자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도교육청은 59억원, 시행사는 223억원을 투자했다.

이렇게 탄생한 포항용산초등학교는 2022년 10월에 착공해 올해 1월에 준공함으로써 일반적인 학교 건립공사에 걸리는 시간보다 훨씬 짧은 시일이 걸렸다.

또 지난 8월 입주를 시작한 포항아이파트 주민은 아파트 입주 시기와 학교 건립 시기가 달라 불편을 겪던 일도 피할 수 있었다.

용산초등학교는 620여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으나 현재 170여명의 학생이 다녀 시설이 여유로운 상황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파트 시행사가 학교시설을 기부채납한 사례는 경북에서 이번이 처음"이라며"사업시행자와 교육청 간 상호 협력을 통한 상생의 모델로 평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