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령운전자의 위험성 (부산청 교통과 교통순찰대 경사 김재민)

2024-09-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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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나 사회적인 차원에서 관련사고를 줄이기 위해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부산청 교통과 교통순찰대 경사 김재민 / 사진제공=부산경찰청
부산청 교통과 교통순찰대 경사 김재민 / 사진제공=부산경찰청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적정연령과 신체조건 등의 기준을 갖춰야만 취득할 수 있다. 취득한 후에도 정기적으로 적성검사를 통해 운전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부합한지 검사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운동신경이나 신체조건이 젊은시절에 비해 떨어지는게 현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남성의 평균수명은 79.9세이고 여성은 85.6세이다. 해가 지날수록 약간의 변동은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늘어나고 있음에 틀림없다. 고령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건 아니지만 도로에서는 분명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에서 고령운전자가 서울 시청역에서 역주행을 하여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는 가슴 아픈 사고가 있었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경찰의 최종 수사결과는 급발진이 아닌 운전조작미숙으로 결론이 났다. 지난 달 27일 경북 칠곡에서 70대 여성이 운전하는 차량이 편의점으로 돌진하는 사고가 있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건물외벽과 내부까지 부서지는 물적피해를 야기했다. 운전자는 주차 중 옆 차량의 경적소리에 놀라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아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고, 같은 달 20일에도 경기 용인시에서는 70대 남성이 운전하는 차량이 인도를 돌진하여 버스정류장 시설과 건물을 들이받고 50대 보행자를 치는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고는 끼어들기를 하는 차량을 피하려다 발생하였다. 두 사건 모두 사망사고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해당자리에 사람이 있었으면 끔찍한 사고가 일어 났을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고령운전자 사고가 2020년 3만1072건, 2021년 3만9614건으로 27.5% 증가했으며 작년에는 14.3%가 급증하였다.

얼마전 한 20년 무사고운전을 한 기자가 고령운전자 체험을 위해 노인과 신체구조를 유사하게 하여 면허시험에 도전하였으나 첫 시도에서 경사로구간에서 정지선을 맞추지 못해 실격되고 이어서 주차를 하던 중 인도에 올라타기도 하였다. 신체능력이 떨어지면서 대처능력 또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면허증 자진반납제도를 신설하여 고령이 되면 자발적으로 면허증을 반납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현재 약 10%정도 반납을 한 상태이다. 강제성이 없다보니 참여율이 저조한 현실이다. 교통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인도에 볼라드나 가드레일을 설치하는 등 시설에 정비를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위해선 고령운전자 스스로 핸들을 놓는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차량은 고령의 시민들이 장소이동을 하기 위해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이지만 조작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른 이들에게는 정말 큰 위험요소이다. 고령운전자사고를 줄이기 위해 운전자들에게 면허증 반납을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정부나 사회적인 차원에서 관련사고를 줄이기 위해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home 최학봉 기자 hb707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