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억' 제시해도 사람이 없다…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는 응급실
2024-09-3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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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는 전공의가 돌아오더라도 병원이 제자리를 찾기 어려울 것”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구하기 위해 병원들이 연봉을 크게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 건양대병원은 내과, 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구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연봉 2억 7500만원과 별도 퇴직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 병원은 올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됐지만, 최근 전문의 1명이 사직하면서 현재 6명의 전문의가 돌아가며 응급실을 지키고 있다.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응급실은 중증환자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세종충남대병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 병원은 두 달째 신규 응급 전문의 6명을 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봉에 각종 인센티브를 더해 연간 급여를 최대 4억원까지 제시했지만, 지원자가 없다. 이 병원의 성인 응급실에는 원래 전문의 15명이 근무했으나 8명이 이탈해 현재는 7명만 남아 있다.
병원 측은 "의료진 감소에 따라 성인 응급실 이용이 제한된다"며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주간 진료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수도권 병원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달 연 4억원의 보수를 제시하며 계약직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했다. 중앙의료원이 지난 4월 계약직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했을 당시 제시했던 연봉은 1억원 후반대 수준이었다. 5개월 만에 보수가 약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사직 후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일반의, 전공의 등 전체 의사 인력은 평시 대비 73.4%에 그치고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 집단 이탈이 장기화하면서 계약직 전문의들이 연봉이 높은 곳을 찾아 자리를 옮기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전공의가 돌아오더라도 병원이 제자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