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음주 뺑소니'로 숨진 20대 여성의 부친이 오열하며 한 말... 억장이 무너진다

광주 '마세라티 음주운전 뺑소니 사망사고' 피해자인 20대 여성이 없는 형편에도 아버지에게 매달 용돈을 부친 효녀로 확인됐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족이 29일자 연합뉴스에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피해자 아버지 강모(62) 씨는 이날 광주 북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반소에서 "보름 남은 아빠 생일에 1년이나 뒤늦은 환갑잔치 겸 축하 파티를 하자던 효녀였는데, 뭐가 그리 급하다고 부모 남겨두고 세상을 먼저 떠났는지…"라고 말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부모한테 손 안 벌리려고 고생만 하던 딸이었다"며 눈물을 삼키며 딸을 회상했다.

고인은 광주에서 나고 자라 지역의 물류센터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렸다. 가정 형편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스스로 독립을 위해 홀로서기를 결심한 생활력 강한 딸이었다.

딸은 넉넉지 않은 벌이에도 매달 부모에게 30만 원씩 용돈을 보내왔다. 강 씨는 딸이 보낸 돈을 모아 결혼 자금으로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꼬깃꼬깃한 현금이 들어있는 돈 봉투만 보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던 딸 생각이 밀려온다"고 말하며 오열했다. 고인은 네일아트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공부를 병행하며 꿈을 키우고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24일 새벽 피해자는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고 퇴근하던 중 음주운전 마세라티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운전자는 사고 후 현장에서 도주했고, 나중에 경찰에 붙잡혔다. 강 씨는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도 모자라 도주까지 한 운전자를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피해가 우리 딸이 마지막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해자를 치어 숨지게 한 마세라티 운전자는 전날 구속된 김모(33) 씨다. 김 씨의 행적이 수상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고 후 67시간 동안 도주하다 붙잡힌 그는 태국에 장기 체류하면서 국내 주소는 광주 북구의 행정복지센터로 등록돼 있어 여러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김씨는 사고 발생 전날 고향인 광주로 와 친구 최모씨에게 억대의 마세라티 차량을 빌려 탔는데, 이 차량은 서울의 한 법인 소유로 밝혀졌다. 법인은 차량이 반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뒤 김씨는 마세라티를 버리고 친구의 벤츠로 갈아타 대전으로 도주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끄고 조력자의 대포폰을 사용해 해외 출국을 시도했으나, 경찰이 출국 금지를 내리면서 도주 계획은 실패했다. 김씨는 67시간 만에 서울 강남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도주 과정에서 대포폰을 사용하고 계획적으로 움직였단 점에서 조직범죄 연루설이 제기됐다. 경찰은 그의 이름이 관리 명단에 없다는 이유로 "조폭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태국 체류와 불분명한 직업 때문에 보이스피싱 연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온다.

김씨의 도주를 돕기 위해 대포폰을 제공하고, 벤츠 차량으로 광주에서 대전까지 이동을 도운 조력자도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