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여배우 별세... 향년 89세
2024-09-2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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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고나걸 교수로 유명한 그 배우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맥고나걸 교수를 열연한 영국 배우 매기 스미스가 27일(현지 시각) 런던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9세.
배우인 두 아들 토비 스티븐스와 크리스 라킨은 성명을 통해 "어머니는 오늘 이른 아침 병원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며 "가족과 친구가 임종을 지켰다"고 밝혔다. 스미스는 두 아들과 다섯 명의 손주를 남기고 떠났다.
스미스는 1934년 잉글랜드 일퍼드에서 태어나 1950년대부터 연극계에 발을 들였고, 이후 70년 넘게 활발히 활동했다. 그는 영화 '진 브로디의 전성기'로 1969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1978년 '캘리포니아의 다섯 부부'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를 두 차례 거머쥐었다.
스미스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맥고나걸 교수 역할을 맡으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고, 2010년부터 방영된 영국 드라마 '다운튼 애비'에서는 다우저 백작부인 바이올렛 크롤리를 연기해 에미상과 골든글로브상을 받으며 다시 큰 사랑을 받았다.
배우 해리엇 월터는 BBC 인터뷰에서 스미스에 대해 "코미디와 드라마를 모두 소화하는 능력을 갖춘 배우"라며 "단순히 웃기거나 슬프기만 한 연기가 아닌, 깊이 있는 감정 표현이 가능한 배우였다"고 회상했다.
스미스는 영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로도 자리 잡았다. 그는 1965년 로렌스 올리비에가 출연한 영화 '오셀로'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1990년 연극 '레티스와 러비지'로 토니상을 받았다.
스미스는 평생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아카데미와 에미상, 토니상 외에도, 그녀는 영국 아카데미상(BAFTA) 7회, 골든글로브 2회, 에미상 4회를 수상했다. 그 외에도 무수한 영화와 TV 시리즈에서 독특한 연기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스미스의 동료들도 그녀의 죽음을 애도했다. '해리 포터'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대단히 날카로운 지성과 유머를 가진 분이었다. 나는 그녀와 함께 작업한 것이 행운이었다"고 추억했다.
'다운튼 애비'에서 그의 아들을 연기한 배우 휴 보너빌은 "매기와 함께 한 사람은 누구나 예리한 눈, 날카로운 재치, 그리고 압도적인 재능에 경탄했을 것"이라며 "그는 진정한 전설이었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성격이 다소 까칠하고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런 성격 덕분에 오히려 "가시 돋친 할머니" 같은 역할에 잘 어울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난 바보들을 참지 못해. 그래서 그들도 나를 참지 못하지"라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스미스는 사생활을 중요시하는 사람으로,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매우 꺼렸다. 그는 "연기는 말로 풀어내면 사라질 것 같다"고 말하며 연기에 대한 철저한 비밀주의를 고수했다.
스미스는 두 번의 결혼 생활을 했다. 1967년 배우 로버트 스티븐스와 결혼해 두 아들을 얻었고, 1975년 이혼했다. 그 후 작가 베벌리 크로스와 재혼했다. 1998년 크로스가 사망하면서 다시 홀로 남았다.
영국 왕실도 스미스를 추모했다. 찰스 3세 국왕과 왕비 카밀라는 성명을 통해 "무대와 스크린에서 눈부신 연기력을 선보인 그녀는 진정한 국가의 보물이었다"고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도 "스미스의 연기는 세대를 거쳐 사랑받을 것"이라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