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그 남자 집이더라고요... 유명 사업가에게 성폭행당해 임신했습니다”

JTBC ‘사건반장’은 지난 26일 30대 여성 A 씨가 입은 성범죄 피해를 소개했다. A 씨는 지인의 권유로 참석한 사업가 모임에서 크리에이터 전문 기업을 운영하는 고 모 씨를 만났다. 고 씨는 국내 여러 기업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주목받은 유명 사업가다.

A 씨에 따르면 고 씨는 지난해 10월 한남동 유엔빌리지에서 사회 인사들과의 모임을 열어 참석자들에게 독한 술을 권했다.

A 씨는 당시 고 씨에 대해 바르고 착한 사업가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술을 마신 후 머리가 아파 먼저 자리를 떠났다. A 씨는 다음 날 고 씨 연락을 받고 그의 사무실을 찾게 됐다. 그 후 고 씨 제안으로 유명 호텔에서 식사를 하게 됐다. 고 씨는 자신이 호텔의 5대 주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호텔 직원들이 그에게 '대표님'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를 본 A 씨는 고 씨에 대한 신뢰가 더 깊어졌다고 전했다.

문제는 식사 후부터 시작됐다. 고 씨는 계속해서 독한 술을 권유했다. A 씨는 이를 거절하지 못했다. 결국 술에 취해 기억을 잃었다. 깨어났을 때 A 씨는 호텔이 아닌 고 씨의 집에 있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 씨는 "어떻게 집으로 왔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며 자책했다.

얼마 후 A 씨는 몸 상태가 이상해 임신 테스트기를 사용했다. 양성 반응이 떴다. 이 사실을 고 씨에게 알리자 그는 "축하한다"며 A 씨를 조롱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A 씨가 화를 내자 고 씨는 "난 정관수술을 했다. 다른 남자들에게 물어봤냐"며 오히려 A 씨를 의심했다. "결혼하자. 나중에 이혼하면 된다"고 무책임한 말도 했다. 이후 고 씨는 연락을 끊었다.

A 씨는 결국 중절 수술을 받았다. 이후 고 씨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됐다. 고 씨는 사기와 성범죄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던 인물이었다. 고 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3명 더 있으며, 그중 한 명은 불법 촬영물 유포 협박을 받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고 씨 수법은 비슷했다. 피해자들에게 술을 마시게 한 뒤 그들이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성범죄를 저질렀다.

A 씨는 지난 4월 고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준강간, 폭행, 불법 촬영 및 불법 촬영물 유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고 씨에 대해 징역 9년을 구형했다.

결심 공판에서 고 씨는 "이기적으로 살았다. 피해자들의 눈물을 외면했다"라고 말하며 반성했다.

방송은 고 씨가 비상장 주식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면서 금전적인 피해를 본 피해자만 1000명 이상이며 피해액은 140억~3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고 씨가 유명 그룹 회장, 연예인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신뢰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