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 복역 88세 일본 사형수, 무려 58년 만에 살인 누명 벗었다
2024-09-2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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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직 프로 복서 하카마다 사연
무려 58년 만에 살인 누명을 벗은 일본인 남성 사연이 전해졌다.
일본에서 일가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일본 전직 프로 복서가 사건 발생 58년 만에 살인 누명을 벗었다. 이 남성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 복역한 사형수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 보도를 토대로 이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시즈오카 지방재판소는 지난 26일 강도살인죄로 사형이 확정됐던 전직 프로 복서 하카마다 이와오(88)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구니이 고우시 재판장은 일본 검찰이 작성한 하카마다의 자백 조서와 의류 등 3가지 증거를 수사 기관이 조작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여기까지 긴 시간이 걸린 데 대해 법원으로서 정말 죄송하다"라며 그에게 사죄했다.
하카마다는 1966년 자신이 일하던 일본 시즈오카현 된장 공장에서 일가족 4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무죄라고 호소했으나 사형이 확정됐다.
이후 그의 누나인 하카마다 히데코의 요청으로 시작된 2차 재심 청구 소송에서 변호인 측은 범행 당시 입은 옷으로 지목된 옷에 묻은 혈흔의 유전자가 하카마다의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시즈오카 지방재판소는 2014년 증거 조작 의혹이 있다는 이유로 재심 개시를 결정했으나 도쿄 고등재판소는 2018년 유전자 감정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판결을 뒤집었다. 그러나 대법원에 해당하는 일본 최고재판소는 2020년 옷에 남은 혈흔을 다시 조사하라며 사건을 도쿄 고등재판소로 돌려보냈다.
이후 도쿄 고등재판소는 수사기관이 과거 옷의 혈흔에 관해 기술했던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변호인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날 재심에서 시즈오카 지방재판소도 최종 무죄로 인정하면서 하카마다는 결국 살인 누명을 벗게 됐다.
하지만 그는 오랜 복역 후유증과 88세 고령 탓에 의사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