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예능 '나 혼자 산다' 저격 발언 논란 (+이유)
2024-09-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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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가정 양립 우수기업 성과 공유' 주제 4차 인구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저출산 문제와 연관 지으며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일, 가정 양립 우수기업 성과 공유' 주제 4차 인구비상대책회의에서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 살기 좋은 출발점이라는 것을 모든 미디어 매체에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민 KBS 사장을 향해 "방송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 나 홀로 사는 게 마치 편하고 복 받은 것처럼 하는데,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 살기 좋은 사회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영화, 드라마나 모든 미디어 매체에서 다뤄줘야 한다"며 공영방송의 역할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즉각적으로 '나 혼자 산다'를 저격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나 혼자 산다'는 2013년부터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으로,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보여주며 많은 인기를 끌어왔다. 이 프로그램은 1인 가구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조명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독신 생활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묘사해 저출산 문제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12월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 혼자 산다', 불륜·사생아·가정파괴 드라마가 너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따뜻하고 훈훈한 가족 드라마를 많이 개발해서 사회 분위기 조성에 방송사도 기여해달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2022년 11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혼자 사는 게 더 행복한 것으로 너무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최근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에서 출산율 반등의 희망이 보이고 있다. 어렵게 출산율 반등의 불씨를 살린 만큼 이제 민관이 더욱 힘을 모아 확실한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율출퇴근제와 주4일 근무제 등을 도입한 기업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일·가정 양립에 앞장서고 있는 우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을 검토하고, 국세청 세무조사 유예와 같은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방송 프로그램이 출생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절대적인 원인이 될 수는 없다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복잡한 사회적, 경제적 요인들이 얽혀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높은 집값과 물가, 미혼 남녀의 성비 불균형, 그리고 MZ세대들의 이성 및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 저출산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