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만나자” 53세에 세상 떠난 박승일, 절친 션의 절절한 추모

2024-09-2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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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 투병 중 별세한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대표

가수 션이 23년간 루게릭병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절친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대표를 추모했다.

가수 션과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대표 / 션 인스타그램
가수 션과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대표 / 션 인스타그램

지난 25일 션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승일아. 그동안 너무 수고했어. 네가 쏘아 올린 작은 희망의 공이 많은 사람이 이어가는 희망의 끈이 됐어"라는 글을 올렸다.

션은 "네가 그렇게 꿈꿔오던 루게릭요양병원이 이제 곧 완공되는데 그걸 못 보여주는 게 너무나 아쉽고 미안하다"라며 "23년간 많이 답답했지. 이제 천국에서 마음껏 뛰고 자유롭게 움직여"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지만, 나중에 우리 천국에서 만나서 못다 한 이야기 다 하자. 승일아 미안하고 벌써 보고 싶다. 사랑한다 친구야. RIP 박승일"이라며 절절한 마음을 전했다.

루게릭병으로 23년간 투병 생활을 이어오던 박승일 승일희망재단 대표는 지난 25일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53세.

고인의 빈소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3층 10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7시로 예정됐다.

2015년 루게릭병 투병 중 농구장을 찾은 박승일 전 프로농구 코치 / 뉴스1
2015년 루게릭병 투병 중 농구장을 찾은 박승일 전 프로농구 코치 / 뉴스1

고(故) 박승일은 농구선수 출신으로 현역 시절 연세대와 기아자동차에서 활약했다. 현역 은퇴 후 울산 현대모비스 코치로 선임되며 지도자의 길을 걸었지만, 부임 한 달 만에 갑작스럽게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 ALS)은 신체 근육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희귀 질환으로 현재까지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재활과 약물 등을 통해 병세가 악화되는 걸 막는 게 유일한 치료법이다.

병세 악화로 손발의 움직임과 목소리까지 잃게 된 그는 눈을 이용해 대화할 수 있는 안구 마우스를 활용해 온라인 카페 등에 루게릭병에 대한 글을 올리며 사회적 관심을 환기했다.

2011년에는 가수 션과 함께 비영리재단 승일희망재단을 설립해 아이스버킷 챌린지 캠페인 등 각종 모금 활동을 진행했다. 박승일 대표는 그토록 꿈꿨던 루게릭병 요양병원 완공을 3개월여 앞두고 끝내 눈을 감았다. 박 대표는 지난해 12월 병원 착공식에 앰뷸런스를 타고 참석해 글자판을 통해 "이제 해방이네요"라는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루게릭병 요양병원은 오는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