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절단 환자'가 2시간 동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2024-09-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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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의료체계 문제점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남을 듯
다리가 절단된 남성이 병원 12곳에서 이송을 거부당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경남 함안군에서 60대 남성 A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다리가 절단됐지만 경남과 부산 지역의 병원 12곳에서 모두 이송을 거부당해 결국 109㎞ 떨어진 대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24일 밝혀졌다.
경남소방본부와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의 발표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오전 10시 21분쯤 함안군 법수면에 위치한 한 화학물질제조 공장에서 발생했다. A씨는 작업 도중 컨베이어 벨트에 왼쪽 다리가 끼이며 큰 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가 절단됐다.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응급처치를 한 후 신속히 이송을 시도했으나, 경남과 부산의 병원 12곳에서 모두 수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송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A씨는 사고 발생 후 약 2시간이 지나 대구에 위치한 한 재건병원으로 옮겨져 겨우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A씨와 같은 사례는 응급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란 말을 들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환자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에서 병원이 이송을 거부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19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에서 17주 차 임신부가 양수가 터져 119 구급대가 긴급 출동했다. 구급대는 청주 지역의 7곳, 천안과 대전 지역의 7곳 병원에 차례대로 연락을 취했으나, 모두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이 임신부는 최초 신고로부터 2시간이 지난 오후 7시 54분에 대전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역시 지난 19일 저녁에도 응급 환자 이송에 어려움이 있었다. 오후 8시 43분쯤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에서 70대 남성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구급대가 출동했다. 구급대는 청주 지역 5곳의 병원과 대전 및 천안 지역의 9곳 병원에 연락을 했으나, 모두 환자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 남성은 사고 발생 후 2시간 30분 만에 경기 평택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15일 충북 영동군에선 80대 남성이 눈을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남성은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병원에서 1차 진료를 받았으나 입원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구급대가 다른 병원을 찾았으나 청주시와 대전, 천안, 그리고 경기도 권역의 30곳 병원에서 모두 환자 수용을 거부했다. 이에 소방당국은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을 통해 충북대병원에 협조를 요청했고, 신고 접수 4시간 만에 안과 전문의가 휴무 중에 복귀해 긴급 수술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