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충돌 위기... 현재 상황, 한국전쟁 이후 가장 위험”
2024-09-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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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 “윤석열정부, 역대 정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북한과의 신뢰 구축과 대화를 위해 흡수통일 의지가 없음을 거듭 표명해 온 역대 정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을 기념해 20일 전남 목포시에서 열린 '전남평화회의'의 기조연설에서 "현 정부는 '힘에 의한 평화'만을 외치며 대화를 포기하고 사실상 흡수통일 의지를 드러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양공동선언의 실천 방안으로, 평화의 안전핀 역할을 해왔던 9·19 군사합의가 파기돼 한반도가 군사적 충돌의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한반도의 현재 상황에 대해 "지금 한반도는 한국전쟁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며 "한반도를 둘러싼 냉전 구도가 다시 강화되는 것은 더욱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신냉전 구도에 편승하거나 앞장서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편중된 외교에서 벗어나 국익을 우선으로 하는 균형 외교를 통해 평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서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에서 우리가 뒷전으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며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반도 상황이 좌우되는 것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남북 및 북미 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남북대화가 선행돼야 하고, 이를 통해 북미 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은 미국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며 "그럴 때 우리가 과거처럼 '패싱' 당하거나 소외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대화를 외면하고 대결 노선만 고수하다가는 북미대화가 재개될 때 우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문 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서도 "핵에 의존하며 대결을 고집하는 것은 무모하고 위험하다"고 경고하며 "하루빨리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것에 대해선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민족의 뜻에 반하는 반민족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위기 속에서도 희망은 있다"며, "2018년에 이뤄졌던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 다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국가정보원장) 등 과거 정부 고위 인사들이 참석해 평화와 한반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