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살 떨리는 부부싸움... 총격전으로 2명 사망하고 5명 부상
2024-09-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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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고려인, 남편과 살벌한 이혼소송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인 타티야나 바칼추크 와일드베리스 창업자와 남편 블라디슬라프의 이혼 공방이 총격전으로까지 비화하며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당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타티야나는 결혼 전 성이 '김'인 고려인이다. 육아 휴직 중이던 2004년 창업한 와일드베리스를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키운 그는 지난 7월 남편 블라디슬라프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람은 회사 합병 문제 등을 놓고 치열하게 다퉜다.
이번 사건은 모스크바 중심부, 크렘린 바로 맞은편의 한 고급 사무실 건물 로비에서 발생했다. 사건 당시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 따르면 건물 로비에서 건장한 남성들이 언쟁을 벌였다. 그러다 한 명이 총을 꺼내 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2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이 건물의 경비원으로 확인됐다. 사건과 관련해 28명이 체포됐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사건 당일 블라디슬라프는 몇몇 동료와 함께 와일드베리 본사로 향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창고 건설 문제로 평화로운 협상을 하기 위해 방문했으나, 건물 입구에서 경비원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행한 사람 중 한 명이 이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타티야나는 남편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텔레그램에서 남편이 기업 탈취 시도를 했다고 반박했다. 타티야나는 "우리가 협상을 계획한 적이 없으며 남편이 무장한 사람들과 함께 사무실에 난입해 총격전을 벌였다"며 주장했다. 이어진 영상에서 그는 울먹이며 "블라디슬라프, 당신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아이들과 부모님 얼굴을 어떻게 볼 생각이야?"라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은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사건 현장에서 출동한 경찰관 2명이 부상당했으나 더 이상의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부부의 갈등은 수개월 전부터 러시아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러시아 경제계의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 두 사람 간의 분쟁은 지난해 매출이 270억 달러(약 35조원)에 이르는 와일드베리의 소유권 문제로 촉발됐다. 와일드베리는 하루 평균 1200만 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하는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블라디슬라프는 지난 7월 와일드베리가 옥외 광고 회사인 러스와의 합병 계획을 발표하자 이를 강력히 반대했다. 그는 러시아 경제매체 RBC와의 인터뷰에서 "이혼한다면 회사의 절반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타티야나는 7월 말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갈등은 단순한 사업 분쟁을 넘어 보수적 가족 가치 논란으로 확산됐다. 블라디슬라프는 7월 체첸 지도자인 람잔 카디로프에게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며 아내가 '집을 떠나 이상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카디로프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와일드베리라는 기업이 공격을 받고 있으며, 나는 끝까지 블라디슬라프 편에 서겠다"며 아내가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