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상한선’ 없는 한국 공무원 처음으로 탄생했다

2024-09-1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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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지털안전기반과에 배치된 허모씨

픽사베이 자료사진.
픽사베이 자료사진.

정부가 연봉 상한에 제한을 두지 않는 정보기술(IT) 분야 공무원을 처음으로 채용했다. 지난해 행정전산망 장애 이후 정부는 IT 분야의 민간 인재 영입을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공고한 '정보시스템 운영 안정성 확보' 분야의 전문임기제 '가'급 공무원 채용에서 허모(46)씨가 합격했다. 허 씨는 등록 절차를 마치고 지난 13일 디지털안전기반과에 배치됐다.

'가'급 공무원은 전문임기제 공무원의 등급 중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하는 직위다. 전문임기제 공무원은 특정한 전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분야에 한정된 임기 동안 근무하는 공무원이다. 기존 공무원과는 다르게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임기제 공무원의 등급은 '가'급, '나'급, '다'급으로 나뉜다. 이 중 '가'급이 가장 높은 등급이다. '가'급 공무원은 해당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 지식과 풍부한 경력을 보유한 인재를 대상으로 한다. 그만큼 직무의 책임과 권한도 크다.

이번 채용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정부 행정전산망 장애 사건을 계기로 발표된 '디지털 행정서비스 국민신뢰제고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이뤄졌다. 허 씨는 정보시스템의 등급제 및 장애등급제 기준을 마련하고,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등 정부 정보시스템의 운영과 관리를 책임지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채용에서 응시 자격으로 높은 수준의 학위와 경력을 요구했다. 대신 연봉은 하한선의 150%로 제한된 기존 상한선을 적용하지 않고, '연봉 자율책정 특례'를 적용해 민간 수준의 연봉을 보장했다. 이는 그동안 민간보다 낮은 보수와 처우 때문에 우수 인재 영입이 어려웠다는 지적에 따른 대응이다.

연봉 상한을 없앤 첫 채용에서는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지 못해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7월에 재공고를 냈고, 허 씨가 지원해 최종 합격하면서 연봉 상한에 제한이 없는 첫 IT 분야 공무원이 됐다. 허 씨는 2017년부터 ㈜무한정보기술에서 근무했으며, 이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전산사무관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허 씨의 연봉은 공무원 보수 규정에 따라 조만간 열릴 보수성과심의회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연봉 상한에 제한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높은 연봉을 받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뉴스1에 허 씨의 경력과 역할을 참고해 보수성과심의회에서 연봉이 책정될 예정이라면서 기존 연봉 상한을 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정보자원관리원도 비슷한 기간에 연봉 상한이 없는 '가'급 전문임기제 공무원 경력직 3명을 채용하기 위해 세 차례 공고를 냈으나, 조건에 맞는 지원자가 없어 아직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지 못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범정부 정보시스템의 장애 예방과 복구지원을 위한 전문임기제 공무원 '가'급과 '나'급 각 3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