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격이 매우 심상찮다... 이례적 상황까지 발생했다

2024-09-17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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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부스타 가격 올해 40%나 급등... 로부스타-아라비카 가격 역전까지

커피 자료사진 / 픽사베이
커피 자료사진 / 픽사베이

세계 최대 커피 원두 수출국인 브라질의 상황이 심상찮다. 최근 심각한 가뭄과 화재로 인해 커피 재배 농가들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커피 품종인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16일(현지 시각) 뉴욕 선물시장에서 전날보다 3.3% 오른 파운드당 2.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로 올해만 40% 가까이 오른 수치다.

커피 시장에서 아라비카 원두와 함께 주요 품종인 로부스타 원두도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특히 브라질의 주요 커피 생산지인 이스피리투산투주에서는 로부스타가 아라비카보다 더 비싸게 거래됐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보통 로부스타는 아라비카보다 저렴한데, 이런 가격 역전 현상은 2015년 이후 처음 벌어진 일이다.

블룸버그는 커피 중개업체 플레이버 커피(Flavour Coffee)의 데이터를 인용해 “브라질에서 로부스타 가격에 웃돈이 붙었다"며 "현재 브라질에서는 스타벅스가 선호하는 고급 아라비카보다 로부스타가 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현상은 브라질에서 수개월째 이어진 가뭄과 화재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브라질에서 두 번째로 큰 커피 협동조합의 조합장은 AFP 인터뷰에서 "40년 만에 최악의 물 부족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악천후로 이미 이번 시즌 수확에 차질이 발생했으며, 이달 말까지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 2025년 생산도 어렵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질 정부는 올 초 아라비카 커피 생산량이 전년 대비 8.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가뭄과 화재가 지속되면서 이러한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브라질 오렌지 농가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뭄에 더해 황룡병(감귤녹화병)이 확산하면서 올해 오렌지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3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감귤생산자협회(Fundecitrus)는 이로 인해 오렌지주스 선물 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뉴욕 ICE선물거래소에서 오렌지주스 선물 가격은 지난 5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또한 브라질의 주요 설탕 생산지인 상파울루주도 화재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AFP에 따르면, 상파울루주 내 4만㎢ 규모의 사탕수수 농장 중 2300㎢가 화재 피해를 입었다.

아마존 지역의 화재 상황도 심각하다. 브라질 기상관측 네트워크(Observatorio do Clima)는 6월부터 8월 사이 아마존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3100만 톤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는 영국 전체가 한 달 동안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속적인 화재로 인해 브라질의 주요 대도시인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는 대기질이 크게 악화됐다. TV글로부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 국토 절반 이상이 짙은 연기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