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보험 때문에 시누이한테 '넌 임신하면 안 됐어' 폭언 들었다” 분노 터진 사연

2024-09-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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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조차 나한테 잘못 떠넘겨 집 나왔다. 이혼 생각 중”

추석 연휴에 시누이들의 태아보험 가입 강요로 이혼할 것 같다는 임산부의 사연이 많은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fizkes-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fizkes-shutterstock.com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시누들의 태아보험 강요로 인해 이혼하게 생겼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만 29세에 임신 7주 차 산모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최근 두 시누이의 횡포로 남편과 이혼까지 고민하게 된 사연을 털어놨다. 해당 글은 하루 만에 조회수 11만 회, 댓글 200개를 넘기며 많은 이들을 분노케 했다.

글쓴이는 "제목 그대로 시누이들이 태아보험을 강요했고 제가 거절해 이혼하게 생겼다. 최대한 제 위주로 적지 않고 객관적으로 작성하려 노력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는 만 29세 7주 차 산모이며 올 초 결혼했다. 현재까지도 직장을 다니고 있으며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해 대학 병원 외래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9월 초 (태아 심장 소리 듣기 전인) 6주 차쯤 남편은 시댁에, 저는 친정에 임신 소식을 알렸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형님들께서 축하한다고 전화를 주셨다.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하라며 궁금하거나 물어볼 게 있으면 편하게 말하라며 챙겨주셨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안 그래도 태아보험을 들어야 하나 고민 중에 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작은형님께서는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하시면서 '아는 사람이 없다면 보험 하는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라고 하셨다. 아는 사람이 없기도 했고 '좋은 게 좋은 거니 소개해 달라'고 말씀드렸다"라고 했다.

형님들과 전화를 나눈 뒤 글쓴이는 지난 5일 작은형님의 친구라는 설계사에게 연락을 받았다. 그는 카카오톡으로 설계사에게 개인정보를 보냈고 5일이 지난 10일, 글쓴이의 지병 때문에 가입이 거절된 곳이 많다며 K사와 H사 두 곳에 승인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계사에게 받은 가입 제안서 내용을 공유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K사의 가입제안서는 20년납 100세 만기에 출생 전 6만 6296원, 출생 후 18만 4850원이라는 조건을 담고 있었다. H사는 20년납 30세 만기에 출생 전 12만 1000원, 출생 후 12만 1000원이라는 조건을 담고 있었다.

이후 글쓴이는 설계사와 그날 저녁 통화하며 비싼 보험료와 불필요한 담보가 포함된 점 등을 이유로 보험 설계를 다시 부탁했다. 설계사는 전화를 나눈 뒤 사흘간 연락이 없다가 뒤늦게 휴대폰이 고장 나 연락하지 못했다고 말해 왔다.

결국 글쓴이는 추가 설계서가 오지 않자 인터넷으로 직접 찾은 보험 설계사와 상담 후 보험에 가입했다.

그러자 지난 14일 오후 10시께 작은형님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글쓴이는 "자고 있는데 작은형님에게 전화가 계속 와서 깼다. '자는 줄 몰랐다. 네 남편이 전화를 안 받는데 뭐 하는지 알고 있냐'라고 물어보셨다. '남편은 퇴근 후 놀고 온다고 했고 아직 안 온 것 같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남편한테 바로 전화해서 나한테 전화하라고 전해라'라고 하셨다. '알겠다'고 하고 남편에게 전달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형님께서 다시 제게 전화하셨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때부터 보험 이야기를 꺼내시면서 태아 기간 보험료를 형님들께서 납입해줄 테니 이전에 설계 받은 보험으로 가입하라고 하셨다. 계약자를 큰형님으로 하고 출생 후 해지하거나 보험을 가져가라고 하시면서 말이다. 출생 후 보험료는 제가 내거나 버리라는 거다"라며 황당해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계속 거절했다. 그랬더니 설계사에게 풀담보로 구성하라고 형님들께서 요청하신 거라며 제 지병도 있고 기형아 출생 위험도 생각해서 부적 삼아 가입해 주고 싶다고 하셨다"라며 "저도 '가지치기'라고 이미 가입한 담보를 추후 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설계 자체가 돼 있지 않은 부담스러운 비용의 보험을 가입하고 싶지 않았고 추후 아이가 태어나서 아프게 되면 어린이 보험을 다시 가입하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원하는 내용도 담겨 있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글쓴이가 거듭 거절하자 작은형님은 협박 작전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작은형님께서 '너 우리랑 잘 지내고 싶지? 추석인데 껄끄럽지 않게 그냥 가입하자'는 식으로 말씀하셨다"라며 "저는 '이건 협박하시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고 그때부터 언성이 높아졌다. 그러자 강한 어조로 '추석 지나고 가입하는 걸로 알고 있으라'는 작은형님 말에 '산모인 제가 거절하면 가입이 불가하다'라고 말씀드렸고 작은형님의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듣고 계시던 큰형님이 욕설하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그는 큰형님이 심한 욕뿐만 아니라 '내 쟤가 저럴 줄 알았다', '너 지금 딱 기다려라, 지금 너희 집으로 갈 거니까' 등 위협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큰형님은 글쓴이의 마지막 발언에 화를 참을 수 없어 욕설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형님들은 삼자대면 하자며 글쓴이 집에 찾아와 더 심한 망언을 쏟아냈다. 큰형님은 "너는 네가 아픈 걸 알면서 임신했냐. 너는 임신했으면 안 됐다"라며 인신공격까지 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상황은 글쓴이의 남편이 작은형님의 지인이 제안한 보험에 자신이 가입하겠다고 하며 종료됐다.

글쓴이는 "후반부엔 큰형님께서 제게 '너는 우리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으면 이렇게 무시하냐'라며 언성을 높이셨다. 본인이 신기가 있다며 '쟤(저를 가리키며) 답 없다'라며 남편에게 이혼을 종용하기 시작했다"라며 "밤늦게 집에 찾아온 것도 제가 오해했다며 사과하길 바라고 오셨던 거다"라며 충격을 드러냈다.

설상가상으로 남편까지 잘못을 자신에게 떠넘기자 글쓴이는 7주 넘은 아이를 지우고 이혼할 각오로 집을 뛰쳐나왔다. 이후 그는 추가 글을 통해 "새벽 1시쯤 집을 나와서 아직 들어가지 않은 상태고 남편에게는 '다시는 이런 일 없게 시누이들 참견 일절 끊어낸다', '애 지우고 이혼한다' 선택해서 답장 달라고 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네티즌들은 "죄송하지만 저라면 7주 중절수술하고 이혼한다. 시누들이야 백번 양보해서 그럴 수 있다고 치자, 남편 보니 이건 정말로 노답이다", "7주? 그냥 지워라. 27주도 아니고 고민할 가치가 없다. 저도 산모지만 저 상황이면 가차없이 지우고 시누들한테 위자료 소송할 거다", "저도 임산부지만 이혼해야 할 것 같다. 증거로 쓰시고 아기는 신중히 생각해 봐라", "나 설계사인데 여태껏 태아보험 계약자를 시누이로 하는 사람 한 명도 없었다. 시누이로 하겠다는 사람도 없고 시누이가 해준다는 사람도 없었다. 무슨 집 장만하는 것도 아니고 보험 하나에 저렇게 쌍욕을 하냐" 등 반응을 보였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