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완 칼럼] 올 추석은 이산가족에게 희망을

2024-09-1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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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에 더 가슴 아픈 이산가족
-이산의 한은 우리민족의 최대 비극
-정치권이 이산가족 상봉 재개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지도력 보여줘야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한가위를 맞이하여,한 해 동안의 결실에 감사하고 이웃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그동안 쌓였던 묵은 갈등과 반목을 풀고 화합을 다짐하는 세시풍속이다.

어린시절 추석 풍경은 더욱 정겨웠다.추석 전날 온 식구가 둘러앉아 송편을 빚었다.필자도 어린시절 어른들 틈에 끼어 앉아 뭉툭하고 찌그러진 송편을 만들던 생각이 난다.마당 한쪽에 걸어 놓은 솥에서 송편 찌는 솔향기가 무럭무럭 올라오면 둥실 떠오른 보름달 밑에서 하품을 하면서 송편이 익기만을 기다렸던 추억이 떠오른다.

추석은 이렇게 뜻깊은 명절이기 때문에 고향 가는 길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민족대이동'이라고 할 만큼 수많은 귀성객이 고향을 찾는 것이다.

멀리 떨어져 사는 친척과 도시로 나간 자식들이 양손에 가득 선물보따리를 싸들고 고향집에 사시는 웃어른 들을 뵈러 오는 가장 큰 우리들의 연중행사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가 전통적인 가족제도 변화와 흐름으로 인해 핵가족 시대로 진입하면서 추석 명절은 가족과 이웃이 따뜻한 정을 나누는 기회가 예전같지 않다. 비록 우리가 핵가족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조상에 대한 효심과 존경심은 잊지 말아야 한다.

김주완 대기자
김주완 대기자

가을 들판을 가득 메운 황금물결 이루는 벼처럼 풍요롭고 따뜻한 마음으로 명절을 보내야 하지만 장기적인 내수 부진과 고금리.고물가로 서민들의 마음은 명절을 떠나 마냥 무겁기만 한 것도 현실이다.

비록 어려움은 있어도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말씀하신 옛 조상들의 말처럼 마음만이라도 가족과 이웃 간 풍성한 희망을 나누고 웃음이 가득한 한가위를 보내기를 바란다.

필자는 해마다 추석이 돌아올 때 마다 마음속 깊은 응어리가 있다.그것은 지난 74년 동안 그리운 가족과 만남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며 추석 명절을 보내야 하는 이웃들이 있기 때문이다.바로 남북 이산 가족분들이다.꿈에 그리던 소원을 올해도 이루지 못한 남북 이산가족에게 해마다 다가오는 추석은 오히려 더 큰 그리움과 아픔이다.

두고 온 고향 산천을 갈 수도 없고 그리운 부모와 형제를 만날 수도 없고,생사조차도 알 수 없는 남북 이산가족,분단의 아픔 속에서 굽이굽이 돌아온 74년의 통한의 세월을 살아오며 고향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피눈물로 살아온 사람들이 바로 그분들이다.

올 추석에도 북녘 하늘을 향해 망향제를 올리면서 가슴에 맺힌 이산의 한을 눈물로 달래는 모습은 분명 이 시대 우리 민족의 최극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이산가족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가슴 아픈 일이다.

이러한 이산가족의 상봉 문제는 조속히 해결되어야 마땅하며 이는 무엇보다도 남과 북의 최우선 과제다.이미 수많은 고령의 이산가족이 꿈에도 그리던 가족들을 만나보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추석과 같은 명절 때,고향을 더 가고 싶고 헤어진 혈육을 더 보고 싶어 하는 이산가족들의 고통과 슬픔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인도주의적 남북 이산가족 생사 확인 및 상봉재개는 조속히 성공시켜야 한다.

남북 이산가족 생사 확인 및 상봉 재개 문제는 정치권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따라도 정치권도 한가위를 계기로 소모적인 정쟁을 접고 서로 화합하며 국민 대통합을 바탕으로 민생을 살리고,남북 이산가족 생사 확인 및 상봉을 재개하는 일에 그 어느때 보다도 매진하고 최선을 다하는 지도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올 추석 연휴에 해외여행을 떠나기 위해 120만명이 넘는 인파가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고 한다.필자 가족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명절에 함께하지 못하는 국군 장병과 경찰관,소방관 여러분 그리고 의료진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아울러 이산가족과 다문화 가정,소년 소녀 가장들과 탈북민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보낸다.

특히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자영업자,그리고 취업을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하고 있는 청년 여러분께는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고 힘을 내라는 격려의 말을 전한다.

지금은 모두가 어렵고 힘든 때지만 올 추석이 그 어느때 보다도 훈훈한 정이 오가고 새로운 희망의 보름달을 안는 풍요롭고 즐거운 명절이 되길 기원해 본다./위키트리 김주완 대기자

home 김주완 기자 jw7869@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