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도파민 디톡스' 도전해볼까?... 전문가 “도파민은 생존 메커니즘”

2024-09-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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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디톡스 대신 인지행동치료(CBT) 추천

추석 연휴 도심을 떠나 힐링을 위해 간섭받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연락도 끊고 지낸다면? 개중에는 이른바 '도파민 디톡스'에 도전해보려는 이들도 제법 있을 듯 하다. 도파민 디톡스. 그 개념은 무엇이고, 과연 실효성 있는 힐링의 방법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도파민 디톡스는 심신에 자극받는 것을 줄이고 이에 따른 즉각적 만족을 지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스마트폰. / 픽사베이이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스마트폰. / 픽사베이이

2019년 심리학자 카메론 세파는 '도파민 단식'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그는 감정적 섭식, 과도한 인터넷 사용, 소셜 미디어 중독 등 문제 행동을 줄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극으로 인한 즉각적인 만족을 줄임으로써 도파민 분비를 멈추면 행복감을 느끼는 데에 더 큰 자극이 필요 없어진다는 것이다.

세파의 주장은 '도파민 디톡스'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퍼져나갔고, 독소를 빼낸다는 의미의 '디톡스'라는 말 덕분에 세간에서는 도파민이 일종의 독소처럼 인식되기도 했다.

하지만 진정한 도파민 디톡스는 불가능하다. 도파민은 뇌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신경전달물질이자 호르몬이기 때문이다. 도파민은 독소가 아니며, 뇌는 도파민을 사용해 신호를 전달하고, 이 신호는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돕는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심리학자 수잔 알버스 박사는 도파민 디톡스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버스 박사는 도파민이 우리에게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도파민은 우리가 움직이고, 잠을 자고, 기쁨을 느끼게 하는 데 필요하다.

도파민 수치가 너무 낮으면 다양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만성 변비, 기억력 저하, 파킨슨병, 우울증, 하지불안증후군, ADHD 등이 그 예다.

사실 도파민만이 기쁨을 느끼게 하는 유일한 신경전달물질은 아니다. 엔도르핀, 세로토닌, 옥시토신, 노르에피네프린 등도 행복을 담당하는 호르몬이다. 따라서 도파민을 제거해도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

도파민은 하나의 요소일 뿐이며, 중독이나 강박 행동을 일으키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특정 물질에만 집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알버스 박사는 설명했다.

또한, 도파민 디톡스는 건강한 활동도 도파민을 분비한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알버스 박사는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은 생존 메커니즘이다. 도파민이 없으면 먹고, 운동하고, 사회 활동을 할 동기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박 행동과 같은 행동이 도파민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보상 시스템 덕분에 우리는 건강한 활동뿐만 아니라 위험한 행동도 계속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파민 디톡스 대신 무엇을 해야 할까? 알버스 박사는 인지행동치료(CBT)를 추천하며,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다섯 가지 단계를 제안했다.

첫째, "변화하고 싶은 것을 결정하라"

일상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정 활동을 선택하라. 예를 들어, 온라인 게임을 멈추기로 결심하라.

둘째, "실험 계획을 세워라"

선택한 활동을 멈출 구체적인 시간을 정하라. 몇 시간, 며칠, 몇 주 등 자신에게 맞는 시간을 선택하라. 그런 다음, "대체 활동을 찾아라."

즐거움을 주는 활동을 멈추려면 기쁨을 줄 다른 활동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 대신 산책을 하거나 도서관을 방문하라.

셋째, "기록하라"

이 과정에서 경험하는 감정과 변화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동을 유발하는 요인과 스트레스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기록하라.

넷째, "다음 단계를 결정하라"

실험 결과를 평가하고 다음 단계를 결정하라.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home 윤장연 기자 yun1245@wikitree.co.kr